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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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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김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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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1회 작성일 21-09-09 18:34

본문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김충규






  라일락이 보일락 말락

  어디에 숨었니? 내 사람


  공기가 삭아내리는 소리


  라일락 향기 지독해서

  숨어버린 거니? 내 사람


  라일락을 가진 집의 지붕 위에

  찌그러진 심장 반쪽

  다급히 숨은 거니? 내 사람


  저 집은 죽은 고래

  저 심장은 고래의 각혈 덩어리


  내가 먼바다에서 잡아온 고래가

  라일락 향기에 죽었다


  내가 이 세상에 낳아보지 않은

  희미한 딸이

  멀리서 손짓하는 한참 오후

  눈 비벼보면 아지랑이


  삭은 공기를 질질 끌고 가는

  허파에 구멍이 뚫린 늙은 바람

  어디 숨어 우는 거니? 내 사람


  내 심장을 꺼내 먹이면

  고래가 숨을 얻어 허공을 헤엄쳐오를까

  그러면 나타날 거니? 내 사람


  라일락이 피기 전에 온다 해놓고 못 와서

  어둠이 징검징검 허공 딛고 오도록

  꼭꼭 숨어버린 거니? 내 사람 


  내가 심장을 꺼내기도 전에

  심장에 불이 타도록


  라일락 다 지고 고래 다 썩고

  그런 뒤에 나타나려나? 내 사람


  - 시집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에서, 2013 -







- 시인의 유고시집이다.

  아마도 시인은 최후의 순간까지 '내 사람'을 기다렸을 것이다.

  라일락, 고래, 심장이란 시어들이 간절히 내 사람을 찾고 있다.

  어쩌면 시란 게 별 것 아니어서,

  내 사람 하나 찾는 여정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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