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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앞에서 /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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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9회 작성일 21-09-1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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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앞에서 / 김재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았어도 헛 살아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국화는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숨어 있는 꽃이다.

느끼는 꽃이 아니라 생각하는 꽃이다.

꺾고 싶은 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꽃이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가을날 국화 앞에 서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굴욕을 필요로 하는가를.

어쩌면 삶이란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는 것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끌고 가야할지 모를 인생을 끌고

묵묵히 견디어내는 것인지 모른다.

 

<시인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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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시인, 소설가, 1955년 대구 출생, 계명대학교,

1976년 영남일보,조선일보 신춘문예, 작가세계 신인상.

시집으로 <가슴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연어가 돌아올 때>,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와 장편소설 <하늘로 가는 길>, 동화집 <엄마의

나무>, <어느 시인의 이야기> 등이 있다

 

 

<감상>

너무나 많이 읽고 애송했던 서정주 시인의 시, <국화 옆에

>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그냥 지나치고 싶었는

지 모른다. <국화 옆에서>가 사연 많은 삶의 질곡을 누이

에 담고 가을에 담아 피어낸 꽃이란 의미 말고도, 야생이

피어내는 마지막 계절인 가을을 방점으로 찍는 꽃, 그래서

국화가 가져다주는 정결해 보이면서도 탐스러운 꽃의 시라

고 한다면, 김재진 시인의 <국화 앞에서>는 국화꽃을 좀

더 현실 앞으로 당겨다 놓고 우리 삶을 대조해보는 세밀

함으로 묘사되었다고 생각한다. 깊은 사유와 서정에서 삶

여정을 직접 대조해 봄으로서 바로 직관할 수 있는 나와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 생각되어진다. 또한

현재 국화꽃이 많이 상징하고 있는 근조의 모습에서 바라

때도 망자를 떠나보내면서 망자의 삶을 투영해보며,

우리의 삶 또한 반추하게 만드는 꽃이라 생각되어 시인이

묘사한 <생각하는 꽃>,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는 꽃>,

그리고 <묵묵히 견뎌내야 하는 꽃>의 이미지로 만들어보

게 하는 힘이 있다. 때로는 내가 국화꽃으로, 그리고 때로

국화꽃 앞에서 벌과 나비와 또 관람자의 모습으로 그와

대화를 나누고 싶게 만들어 준다. 책 속에서, 방 안에서,

장례식장 안에서가 아닌 야생에서의 국화꽃 향기를

마시고 취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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