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리 아라베스크/이혜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피어리 아라베스크/이혜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6회 작성일 21-09-19 09:38

본문

  피어리 아라베스크 




  이혜미





  쇄빙선도 없이, 오늘 나는 버려진 성의 이름을 가진 이곳에 이르렀네 추위는 한결 가셔 나에게는 아직 몇개의 발가락이 남아 있네 그 무성한 꼭짓점들을 이어 안팎의 문양을 분명히 한 자리마다 세심하게 치장된 빙영(氷映)들이 점점이 돋아났네 북극의 수평선은 온도를 버린 광점들로 가득했지


  빙궁의 벽에 볼을 대고 그것이 떨어져나가기를 기다렸네 가장 추레한 방식으로 얽히고 스며 단 한 줄로 이루어진 면(面)이 될 때, 신경은 자라나는 무늬 눈먼 돌산들과 얼음안개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도달할 수 있었을까


  얼음에서 물의 끈이 풀려나오고 있네 사람의 온도가 먼 지형의 모서리를 허무는 일이네 두 팔을 벌리고 극(極), 이라 발음할 때마다 품속에서 수평선이 팽팽해졌고 파문이 일어 끝을 모르고 뻗어나갔네


  이제 그대는 남동으로 배를 돌리는가 아문젠, 나는 보존될 것이네 차고 말랑한 끈을 목에 감고 연분홍의 꿈을 불러들이면 감각의 끝단마다 발가락이 외롭게 자라나겠지


  - 시집 <보라의 바깥>에서, 2011 -






- 그런 말이 있다.

  과학적 인문적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읽어야 제대로 시를 즐길 수 있다.

  무슨 소리, 괴로운 세상 머리 좀 식히려 차 한 잔 하듯 시를 읽는데, 복잡한 지식까지 익히라니.

  둘 다 일리 있는 소리다.

  그냥 자기 수준에 맞게 시를 즐기면 그만인 것.

  억지로 강요한다고 감동과 여유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니깐.

  참고로 피어리는 최초로 북극점을 발견한 사람이고, 

  아문젠은 그 사실을 알고 방향을 틀어 최초로 남극점을 발견한 사람이다.

  이 시는, 귀찮더라도 남극과 북극의 이야기를 알고 읽으면 감동이 배가된다.

  문장이 기형도의 사실적이고 유려한 것과 비교될 정도로 아름답다.

  얼마나 많은 공부 후에 이 시를 썼을지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시인은 북극의 얼음 빛과 아라베스크 문양을 절묘하게 버무리고 있다.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6건 3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6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 09-27
26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09-26
261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09-25
26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9-24
261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9-23
26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0 09-22
26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 09-20
260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 09-20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 09-19
260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9-18
260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9-17
26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1 09-15
260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1 09-14
260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 09-14
26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 09-13
260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 09-12
260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9-10
2599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1 09-10
25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9-09
259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 09-07
259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 09-06
25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 09-06
259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1 09-04
259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0 1 09-03
259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0 09-02
25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1 09-01
259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8-30
25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 08-30
258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8-29
258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1 08-29
258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8-28
258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8-28
25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 08-27
258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6 1 08-25
258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08-24
258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 08-23
25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0 08-23
25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08-22
257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8-21
257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8-21
257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8-20
25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 08-19
257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1 08-18
257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8-18
25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8-17
257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1 08-16
25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08-16
256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2 08-14
256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8 0 08-14
256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8-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