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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오직, 바람 / 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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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4회 작성일 21-10-02 21:37

본문

오직, 바람 / 김 산

 


고추와 상추와 딸기와 방울토마토 모종을 심었다

해바라기와 케일과 샐비어 씨앗도 뿌렸다

매일같이 조리개로 한가득 물을 주고

퇴비도 주고 잡초도 솎아주었다

양껏 물을 머금은 식물들은 하루가 다르게 키가 자랐고

가지를 자르고 지주대를 박자 줄기들이 꼿꼿하게 올라왔다

중심을 잡아줘야 열매가 맺힐 거라 생각을 했다

문득, 중심이 사라져야 바람이 춤을 출 거란 생각을 했다

지주대를 뽑아버리자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휘청거리던 식물들

한쪽이 다른 한쪽으로 비스듬히 무너지면서 오롯해지고 있었다

심지도 뿌리지도 않은 민들레 한 송이가

화단 모서리 콘크리트를 비집고 칠렐레팔렐레 춤을 추고 있었다

빛도 물도 흙도 없이 바람만으로 온 세계를 뒤흔들고 있었다

 

계간 시사사2020년 여름호

 

<시인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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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충남 논산 출생, 2007시인세계신인상으로

등단, 시집키키』 『치명

 

<감상>

 

나도 봄부터 여름 내내 주말농장에서 허리를 받쳐주

지주대를 세워놓고 가지를 붙들어매었다. 오로지

내가 가져갈 결과물을 위해 그들을 마음대로 휘날리

고 춤추게하지 못하도록 가해를 한 결과를 알게 되었

. 시인의 시를 읽으며 지독한 이기주의적 사고를

가졌다는 스스로에놀랐으며 자유를 갈구하는 사람들

이 오히려 자아도취에 심각하게 도취되어 있음 또한

알게 되었다. 젊음은 얼마나 자유를 꿈꾸며 프레임에

서 해방되고 싶어 몸부림치면서도 그 프레임의 위력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매를 다 내어주고 보잘 것 없이 망가질 때쯤에야

지주대를 풀고 누릴 수 없는 자유를 풀어주는 것처럼

인생 또한 그때쯤 정년의 속박에서 풀려나고, 내게로

부터 손을 벌리는 자식들의 무언의 기대가 줄어들 때

,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밭에서 뽑혀나가야 할 때라는

것과 어쩜 이렇게 많이 닮아있는지, 시인의 시가 내

에 딱 들어맞는 옷 같아 오히려 자연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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