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나방 / 박성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쌀나방 / 박성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8회 작성일 21-10-19 08:44

본문

쌀나방 / 박성우

 

 

 

그냥 쌀이 아니라고 했다

아내는 어디선가

십 킬로짜리와 이십 킬로짜리 쌀을

두 포대나 배달시켰다

일체 약도 안 하고 키워서

몸에도 좋고 밥맛도 좋을 거라는

아내의 말은 맞았다

수수와 조를 섞어 지은 밥은

여간 맛이 좋은 게 아니어서

쌀 한 포대를 금방 비웠다

한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한동안 사라졌던

나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혹시나 해서

두 번째로 개봉해 먹고 있던

쌀을 휘저으며 살펴보니

깨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어린 쌀나방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무농약 쌀이 맞긴 맞나보네,

내 검지를 타고 오른 쌀나방은

식탁 쪽으로 씩씩하게 날아오르며

아무런 해가 없는 좋은 쌀이라는 걸

몸소 증명해 보여주기까지 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문득 나는 나방을 먹고 사는

작은 새 한 마리를 키우고만 싶어진다

 

ㅡ 계간시에 (2021, 여름호)

 

<시인의 약력>


  f72c3414862da223dd0c0a9121a535de_1634600659_56.jpg


1971년 전북 정읍 출생, 원광대학교 문예

창작학과 졸업, 2000<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06<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2002년 시집 거미 』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감상>

 

일단 시인의 시는 사실적이면서도 감미롭기까지

하다. 적어도 내게는 시인의 쌀이 내 밥이고,

기로부터 꺼내놓은 쌀나방 또한 지금 내 눈앞에

서 작은 날개를 휘적거리며 날고 있는 시처럼 느

껴진다. 대개는 쌀벌레를 죽음 쯤으로 치부하고

말 것인데 시인은 쌀이 주는 생명력에 기생 관계

일 수도 있음을 가시하면서 쌀과 쌀나방, 밥과

나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닐까? 나방

을 먹고 사는 작은 새와 쌀을 먹고 사는 쌀나방,

어쩌면 먹이사슬일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자연

스런 삶의 조화를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으로 답이 궁금해진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3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6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0 12-04
26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 12-01
266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0 11-29
266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1 11-29
26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 11-29
266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0 11-24
266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 11-23
26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11-22
266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1 11-21
266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1 11-20
266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7 0 11-19
265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1 11-18
265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11-15
265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1 11-15
26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11-15
26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 11-13
265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1 11-12
265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1 11-11
265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 11-10
265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1 11-09
26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11-08
2649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1 11-07
264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1 11-07
264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 11-03
264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1 11-03
26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 11-02
26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11-01
26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 10-31
26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 10-30
264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 10-30
264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1 10-29
263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1 10-27
263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10-26
263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 10-26
26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0 10-25
263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 10-24
263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1 10-23
263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10-22
263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 1 10-22
263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1 10-21
열람중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 10-19
26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 10-18
262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10-17
262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 10-15
262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10-11
26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 10-11
262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 10-10
262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1 10-09
262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10-06
26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10-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