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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가을에/이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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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7회 작성일 21-10-21 18:44

본문

  가을에 




  이재금





  바람이 붑니다

  낙엽 위로

  또 한 해가 지나갑니다


  못다 쓴 편지와

  빛 바랜 사진들과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이제 떠나보냅니다


  그리운 이름과

  기다리는 아픔과

  여린 눈물을

  발밑 깊이 묻어둡니다


  이 바람 자면

  한 해가 가고

  해가 뜨고

  봄풀 돋아나겠지요


  - 시집 <말똥 굴러가는 날>에서, 1994 -





- 언뜻 단순하고 쉬워 보이는 시다.

  그런데 가을처럼 깊다.

  인생처럼, 시는 쉬운 듯 어렵고, 어려운 듯 쉬운 길을 걷는 생명체다.

  발밑 깊이 묻어둔 여린 눈물이

  봄풀의 뿌리를 적시듯, 삶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 시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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