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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복숭아뼈 / 최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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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7회 작성일 21-10-22 23:22

본문

복숭아뼈 / 최금진

 

 

 

복숭아꽃 피던 시절

도시락을 싸서 너와 소풍 가던 기억 단단하다

너와 먹던 복숭아 조각이 어떻게 발목까지 내려가

복숭아뼈 화석이 되었을까

나는 너의 발뒤꿈치를 가만히 물었다

노리기 좋은 희디흰 발목이었으니까

달콤한 독 잔뜩 오른 독사가 되어

우리가 나뭇가지에 물컹물컹한 몸을 쪼개어 열려

거꾸로 익어갈 때

너무 오래 걸어와 돌아가는 길을 잊은 한 사람은

기꺼이 그 과실을 따먹었으니

너의 발목에 족쇄처럼 사랑은 자취를 남겼나니

복숭아뼈엔 복숭아 먹던 흔적이 있어서

네 희고 향긋한 발목을 보면

죄는 익어가고

아름다운 기억은 이렇게 모든 여정을 걸어와 발목에 모여 고였나니

그 굳어버린 호수의 뼈여, 둥근 바닥이여

복숭아꽃 피는 시절에 우리는 한 나무에 달려

우리의 유방과 엉덩이와 발그레한 얼굴을 나누어 가졌나니

그 무게의 하중이 찬찬히 미끄러져

가장 낮은 곳으로 쌓인 채 굳어갈 것을 알면서도

꿀벌처럼 달콤한 것을 탐했으니

내 이빨엔 독이 깊어가고

네 눈알엔 벌겋게 슬픔이 여물어

, 가장 낮은 아래로 떨어져 오래 굳어갔으니

 

 

계간 문학과 사람2020년 봄호

 

  

<시인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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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출생, 1994년 춘천교육대학교 졸업,

1997<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1998년 제

4<지용신인문학상> 수상 2001창작과비

신인상 시집새들의 역사』『황금을 찾아서


 

<감상>

 

<성서>에서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나누어 먹음으

로 죄의 벌을 나누어 받았다. 뱀은 사람의 발뒤꿈치

를 물고, 사람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였으며 남자

와 여자는 서로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는 해산의 수

고를 담당하게 되었다. 뱀의 유혹은 달콤하였으며 달

콤함을 삼킨 후유증은 뼈로 각인되었으니 가히 그 독

은 치명적이었음을 본다. 그럼에도 치명적인 독을 피

하지 아니하고 들이키는 인간의 그릇된 욕망에 대하

그 딱딱한 씨를 드러내줌으로 인하여 독에 대한

고를 뱉어내고 있다고 믿는다. 사실 나는 복숭아를

참 좋아. 나긋나긋 발그레한 향긋함이 묻어나는

시에서 복숭뼈의 역설을 맛보는 것 또한 뜨거운 경

고의 맛을 담았다고 믿는다. 아담과 이브가 그랬듯이

복숭아가 담긴 시의 과육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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