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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목련/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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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8회 작성일 21-11-15 17:49

본문

  木蓮 




  김경주





  마루에 누워 자고 일어난다

  12년 동안 자취(自取)했다


  삶이 영혼의 청중들이라고

  생각한 이후

  단 한 번만 사랑하고자 했으나

  이 세상에 그늘로 자취하다가 간 나무와

  인연을 맺는 일 또한 습하다

  문득 목련은 그때 핀다


  저 목련의 발가락들이 내 연인들을 기웃거렸다

  이사 때마다 기차의 화물칸에 실어 온 자전거처럼

  나는 그 바람에 다시 접근한다

  얼마나 많은 거미들이

  나무의 성대에서 입을 벌리고 말라가고서야

  꽃은 넘어오는 것인가

  화상은 외상이 아니라 내상이다

  문득 목련은 그때 보인다


  이빨을 빨갛게 적시던 사랑이여

  목련의 그늘이 너무 뜨거워서 우는가


  나무에 목을 걸고 죽은 꽃을 본다

  인질을 놓아주듯이 목련은

  꽃잎의 목을 또 조용히 놓아준다

  그늘이 비리다


  -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에서, 2007 -





- 기형도와 가장 많이 닮은 시인이라는 생각을 내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

  물론 외모가 아닌 시의 기저가 그렇다는 말.

  거침없이 달려드는 문장도 그렇다.

  스타일리쉬하면서도 깊고 간명하다.

  이번 생을 살고 있는 나의 그늘은 어디인가?

  수많은 내상을 입고 사는 우리들, 시는, 어디쯤에서 그칠 것인가.

  시가 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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