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김경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목련/김경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5회 작성일 21-11-15 17:49

본문

  木蓮 




  김경주





  마루에 누워 자고 일어난다

  12년 동안 자취(自取)했다


  삶이 영혼의 청중들이라고

  생각한 이후

  단 한 번만 사랑하고자 했으나

  이 세상에 그늘로 자취하다가 간 나무와

  인연을 맺는 일 또한 습하다

  문득 목련은 그때 핀다


  저 목련의 발가락들이 내 연인들을 기웃거렸다

  이사 때마다 기차의 화물칸에 실어 온 자전거처럼

  나는 그 바람에 다시 접근한다

  얼마나 많은 거미들이

  나무의 성대에서 입을 벌리고 말라가고서야

  꽃은 넘어오는 것인가

  화상은 외상이 아니라 내상이다

  문득 목련은 그때 보인다


  이빨을 빨갛게 적시던 사랑이여

  목련의 그늘이 너무 뜨거워서 우는가


  나무에 목을 걸고 죽은 꽃을 본다

  인질을 놓아주듯이 목련은

  꽃잎의 목을 또 조용히 놓아준다

  그늘이 비리다


  -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에서, 2007 -





- 기형도와 가장 많이 닮은 시인이라는 생각을 내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

  물론 외모가 아닌 시의 기저가 그렇다는 말.

  거침없이 달려드는 문장도 그렇다.

  스타일리쉬하면서도 깊고 간명하다.

  이번 생을 살고 있는 나의 그늘은 어디인가?

  수많은 내상을 입고 사는 우리들, 시는, 어디쯤에서 그칠 것인가.

  시가 비리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87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 01-25
28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10-23
28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 09-17
2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09-13
28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 08-08
28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 08-01
28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4-25
28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1 04-14
2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1 02-24
2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3 1 02-10
27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 01-25
27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4 0 01-22
2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1 01-21
27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1 01-18
2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 01-13
2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1 01-08
27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1 12-31
2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2 12-19
2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 12-15
26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1 12-10
26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0 1 12-07
26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1 12-05
26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0 12-04
26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12-01
26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 11-29
26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11-24
26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1 11-21
26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1 11-20
25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1 11-18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0 11-15
25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 11-13
25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1 11-12
2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1 11-10
25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6 1 11-09
25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 1 11-07
25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 11-03
25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1 10-30
25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1 10-29
24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 10-27
24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0 10-26
24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1 10-23
24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1 10-22
24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 10-21
24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10-17
24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1 10-10
2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 10-02
2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1 09-30
24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09-26
23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09-25
23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9-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