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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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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문장이라면/이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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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회 작성일 21-11-24 18:41

본문

  우리가 문장이라면 




  이종민





  내가 쓴 한 문장을 네가 읽으면 두 문장이 된다

  혼자 지나던 길을 함께 걸으면 보리수가 산수유가 된다

  정박한 배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안 것도

  뱃사람들은 목장갑을 배 위에 말린다는 사실을 안 것도

  함께였던 도시에서의 일이다


  입에 맞는 반찬을 아껴 먹는 습관이 나에게 있고

  생선 가시를 잘 바르는 너는 흰 스웨터를 걸치고

  예쁘다고 말하면 점점 예뻐질까봐

  나는 오이무침만 먹어서 그냥 생선이 많이 남았다

  맛있는 반찬을 먼저 먹는 습관이 네게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도시를 떠나고 한참 뒤의 일이다


  코 고는 소리를 네가 듣다 잠이 들면

  그 숨소리를 자다 깬 내가 듣는 도시

  화창한 햇빛 아래 손차양을 하고 자동차를 주차하고 시멘트 자갈을 밟으며

  점심으로 갈비탕은 어때

  말해놓고 낙지볶음을 먹으러 가는

  미래를 상상한 것도 도시에서의 일이다


  너에 관한 기억만 모아도 일생이 될 거야

  라고 말하면 거기서 끝나버릴까봐

  옆에 두고서도 너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책을 읽어주는 동안에는 함께일 수 있으니까

  그날 한권의 책을 소리 내어 다 읽었다

  내가 읽은 문장이 네가 들으면 한 문장이 되지 않아도

  우리를 주어로 삼으면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말이었다


  - 시집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에서, 2021 -







- 전혀 모르는 시인의 시집 한 권을 오늘 다 읽었다.

  전혀 모르는 내용을 알려고 읽었다.

  그러나 알려고 할수록 어려워지는 게 시.

  그냥 밥을 먹듯, 반찬을 젓가락으로 입에 넣듯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이 시 하나를 내 저녁 밥상 위에 올리게 되었다.

  이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저녁이라는 생각이 내게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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