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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오후의 사진/김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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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1회 작성일 21-11-2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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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의 사진 




  김윤이





  당신이 보고자 했던 사진을 이제야 보내드립니다 제가 늘 돌아나오는 곳은 뿌연 유리문 너머, 거북이상회로부터 얼비쳐나옵니다 그 거북이처럼 움츠러들었던 햇빛, 오후가 되자 졸음으로 깊어집니다 사시사철 옥수수를 삶는 아주머니 양철함지에 굽이칩니다 극장 벽보 여자의 헤벌쭉한 웃음에 깃듭니다 이내 바람 에돌아서 머츰해진 한길 누운 낭인 오래도록 내려다봅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더이상 오후의 햇빛 담아둘 곳 없다고, 감광지 그만 사진 현상시키려는 찰나, 당신의 백태 같은 눈에서 쏘아나오는 빛 보게 되었습니다 그 빛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건너편의 노벨양복점, 그 명패에서 반짝거리더니 마침내 승리주점과 돈(豚)식당, 나란히 자리 잡은 에덴화원마저 태워버렸습니다 

  회상으로 나를 장악하고 있던 햇빛 노출되었습니다 잉걸불에서도 왜 화하지 않는지. 날마다 쇠잔해지는 기억도 이제 하얗게 살라져야 하는 것을. 즐비한 오후, 비끄러맨 빛들 흘러갑니다 건너오는 하나가 깜깜하게 반짝입니다 이제야 제가 보내드린 사진에 왜 그을음 가득한지 아실 겁니다


  - 시집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에서, 2011 -





- 지난 일주일 동안 거듭 읽고 있는 시다.

  이 시 하나를 쓰기 위해 오래 햇빛과 사진을 들여다보았을 오후의 마음을 생각했다.

  생각은, 햇빛을 지나 사진을 관통해 시에게로까지 이어졌다.

  이제야, 왜 우리 삶엔 그을음 가득한지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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