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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절이기/김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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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3회 작성일 21-12-31 11:10

본문

  배추 절이기 




  김태정





  아침 일찍 다듬고 썰어서

  소금을 뿌려놓은 배추가

  저녁이 되도록 절여지지 않는다

  소금을 덜 뿌렸나

  애당초 너무 억센 배추를 골랐나

  아니면 저도 무슨 삭이지 못할

  시퍼런 상처라도 갖고 있는 걸까


  점심 먹고 한번

  빨래하며 한번

  화장실 가며오며 또 한번

  골고루 뒤집어도 주고

  소금도 가득 뿌려주었는데


  한 주먹 왕소금에도

  상처는 좀체 절여지지 않아

  갈수록 빳빳이 고개 쳐드는 슬픔

  꼭 내 상처를 확인하는 것 같아


  소금 한 주먹 더 뿌릴까 망설이다가

  그만, 조금만 더 기다리자

  제 스스로 제 성깔 잠재울 때까지

  제 스스로 편안해질 때까지


  상처를 헤집듯

  배추를 뒤집으며

  나는 그 날것의 자존심을

  한입 베물어본다


  - 시집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에서, 2004 -






- 하루를, 한달을, 일년을 기다려 절여진 마음,

  우리는 제 스스로 제 성깔 절여지려 소금과 물기 속에 나를 버무린다.

  그래, 또 일년이 갔다.

  내가 그동안 잘 절여졌는지, 아니면 아직 그 성깔 그대로인지, 

  가만히 돌아본다.

  그러면서 또 무언가 절여야 할 새로운 일년이 찾아올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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