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 서서/로버트 프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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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4회 작성일 22-01-22 20:09본문
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 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이게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 것도 같다.
하기야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
눈 덮인 그의 숲을 보느라고
내가 여기 멈춰 서 있는 걸 그는 모를 것이다.
내 조랑말은 농가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
숲과 얼어 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춰 서 있는 걸 이상히 여길 것이다.
무슨 착오라도 일으킨 게 아니냐는 듯
말은 목 방울을 흔들어 본다.
방울 소리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부드럽게 눈 내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으며,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원 문]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ROBERT FROST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I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s a snake
To ask if there is some mistake.
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
Of easy wind and downy flake.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 시집 <불과 얼음>에서, 정현종 번역, 민음사 간, 1973 -
- 너무나도 유명한 시라, 따로 감상을 덧댄다면 나의 어리석음을 더할 뿐이리라.
다만 이 시집을 구하기 위해 헤매고 다녔던 오래전 추억은 온전히 나의 것,
깊고, 올곧고, 아름다운 이 시를 읽으며 두 눈을 비비던 수많은 밤들과
내가 영원의 잠에 들기 전
아직도 내게 남아 있는, 마지막까지 걸어가야 할 길을 생각하며
오늘도 이 시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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