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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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22-02-04 09:35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20204)
기도
지정애
어쩌나, 두 손 사이, 이 많은 비명을
따로 놀던 오른손과 왼손을, 가슴께로 불러 모아
피뢰침을 만들자, 지붕의 평화를 위해
가물거리는 영혼 꺼지지 않게
날아다니는 가시, 악몽이 다정해질 때까지
그물을 던지자.
마음 지그시 눌러, 높이 올라가자, 구름처럼 가벼워질 때까지.
무릎이 없어지네, 이제야 비명이 녹스네.
두 손이 시뻘거네, 수박색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네.
불쑥 일요일이 생기고, 기도는 한없이 길어지지.
(시감상)
때론 내가 감당 못 할 짐을 짊어지고 힘겨워할 때가 있다. 종교를 떠나 기도를 해 보자. 기도는 절대자에게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게 간구하는 것과 내가 나를 위안하는 것이 섞여 있다. 지붕의 평화가, 영혼의 타오름이, 악몽이 다정해지는, 구름처럼 가벼워지는 것이, 기도의 힘이다. 문득, 기도의 끝은 늘 울음이었다는 어느 시인의 고백이 기억난다. 필자에게도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기도일 것 같다. 미지의 행운을 위하여, 건강을 위하여.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경북 안동, 연세대 국어국문과, 계명대 대학원 국문과, 대구 상서고등학교 교사 역임, 시집 (속삭이는 바나나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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