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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배웅/ 송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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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4회 작성일 22-03-18 11:28

본문

오월의 배웅/ 송병호



오월이 간직한 너르고 깊은 사유 하나가

시간적 저편에서

기막힌 소멸에 멈춘 태엽을 풀고 있네요


붉은 바람에 그을린 소화기의 뼛조각

동전지갑 십 원짜리 묵직한 칩거인가요

우비를 걸친 타성은 팔랑 귀의 은신입니다

몰라도 부끄러운 연민하나쯤 껴안았겠지요


오월의 초록은 꺾인 적이 있어서

늘 아픕니다

생떼 같던 응석마저 어긋난 갈림길

허공에 베끼는 오후, 그래서 슬픈 색이지요


꽃이 꽃의 추천서를 만지작거리지만

구름 비늘이 달라붙은 장송곡에 가깝습니다

그야말로 어떤 지독한 인생이 못다 지우고

그렇게 남기고 간 우연한 익명의 제보

사르르 잊힌다는 것은 슬픔입니다


아침에 나가 돌아오지 않은 평일의 실종이나

밤의 출구가 폐기된 눈꺼풀의 잠식이나

표준과 다른 정상이 세상 끝단에 매달린 무게만큼

생각의 견해는 냉수에 믹스커피 같아서

그가 나로 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소금구덩입니다


한쪽 팔이 땅 아래로 휜 들꽃은

사실이 거짓에 지혈된 천의 통증을 앓겠지요

간혹 오월이 간직한 그리움에

잊혀가는 것에 대한 슬픔에

소소한 일상은 사유를 잃어버린 절름발이로

소모적 애도를 배웅하겠지요


그러하듯이 다시 오월에


- 5월이면 늘 생각나는 역사의 한 페이지, 그걸 읽고 다시 읽고 그 거룩한 희생을 기억하며........김부회



송병호 | 2018 『예술세계』 2019 『국민일보』 신춘문예 밀알 당선. 시집 『궁핍의 자유』 『환유의 법칙』 『괄호는 다음을 예약한다』 동인시집 『척』 『바람의 모서리를 돌아서면』 등이 있다. 김포문학상 대상, 중봉조헌문학상, DMZ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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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문예바다 2022 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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