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배웅/ 송병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오월의 배웅/ 송병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22-03-18 11:28

본문

오월의 배웅/ 송병호



오월이 간직한 너르고 깊은 사유 하나가

시간적 저편에서

기막힌 소멸에 멈춘 태엽을 풀고 있네요


붉은 바람에 그을린 소화기의 뼛조각

동전지갑 십 원짜리 묵직한 칩거인가요

우비를 걸친 타성은 팔랑 귀의 은신입니다

몰라도 부끄러운 연민하나쯤 껴안았겠지요


오월의 초록은 꺾인 적이 있어서

늘 아픕니다

생떼 같던 응석마저 어긋난 갈림길

허공에 베끼는 오후, 그래서 슬픈 색이지요


꽃이 꽃의 추천서를 만지작거리지만

구름 비늘이 달라붙은 장송곡에 가깝습니다

그야말로 어떤 지독한 인생이 못다 지우고

그렇게 남기고 간 우연한 익명의 제보

사르르 잊힌다는 것은 슬픔입니다


아침에 나가 돌아오지 않은 평일의 실종이나

밤의 출구가 폐기된 눈꺼풀의 잠식이나

표준과 다른 정상이 세상 끝단에 매달린 무게만큼

생각의 견해는 냉수에 믹스커피 같아서

그가 나로 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소금구덩입니다


한쪽 팔이 땅 아래로 휜 들꽃은

사실이 거짓에 지혈된 천의 통증을 앓겠지요

간혹 오월이 간직한 그리움에

잊혀가는 것에 대한 슬픔에

소소한 일상은 사유를 잃어버린 절름발이로

소모적 애도를 배웅하겠지요


그러하듯이 다시 오월에


- 5월이면 늘 생각나는 역사의 한 페이지, 그걸 읽고 다시 읽고 그 거룩한 희생을 기억하며........김부회



송병호 | 2018 『예술세계』 2019 『국민일보』 신춘문예 밀알 당선. 시집 『궁핍의 자유』 『환유의 법칙』 『괄호는 다음을 예약한다』 동인시집 『척』 『바람의 모서리를 돌아서면』 등이 있다. 김포문학상 대상, 중봉조헌문학상, DMZ문학상을 수상했다.


18d54a854ef4cfdbfa1851043491da40_1647570394_28.jpg
 

- 계간 문예바다 2022 봄 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8건 2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6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4-26
276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 04-26
276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4-25
276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 04-25
276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1 04-25
27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 04-25
276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04-25
27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2 04-25
2760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1 04-25
275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1 04-24
275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1 04-24
275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4-24
275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1 04-22
275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4-20
275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04-19
275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2 04-18
27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0 04-18
275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4-17
27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04-15
274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1 04-14
274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1 04-11
27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4-11
27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 04-09
27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 04-08
274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0 04-04
27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0 04-04
274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 04-01
27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4-01
274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1 03-28
27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1 03-28
27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03-28
27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03-28
273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1 03-21
27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3-21
27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 03-21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 03-18
273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1 0 03-16
273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 2 03-14
273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1 03-14
27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 03-14
27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3-14
272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1 03-07
27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0 03-07
27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3-07
272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1 03-05
272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1 03-02
272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1 02-28
27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 02-28
27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 02-25
271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1 02-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