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별 / 윤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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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별 / 윤석호
가슴속 별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거리의 불빛을 쫓아다닌다
숨막힐 때마다 꿈은 산소호흡기
그 거리가 끝나는 저녁
마주 선 사람의 눈 속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지켜보며 서 있다
하늘과 도시가 만나는 경계선을 따라
노을이 재즈처럼 붉다
꿈을 위해 가진 것을 버린 사람의
가슴에만 별이 자란다
가슴에 담기에 별은 얼마나 날카로운지
그 아픔을 아는 별에만 불이 옮겨붙는다
사랑하지만 서로 다른 별을 품은 사람들은
밤마다 서로 다른 은하를 서성거리며
힘들어 한다
그것도 사랑인즐 나중에 알겠지만
별을 꿈꾸는 도시
그 도시 위에 뜬 별들은 지금 무슨 꿈을 꾸나
어둠이 무거운 것은 젖은 꿈 때문인 듯
별이 창백한 것은
그 속에 어둠을 담을 수 없어서다
어둠 없이는 빛나는 기억을
꺼내 볼 수 없어서다
* 윤석호 : 1964년 부산 출생, 2014년<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4인칭에 관하여>, 미국 시애틀주 거주
#,
네러티브 저변엔 고국을 떠난 아픔이 서려있는 듯
화자는 청운의 꿈을 안고 이국의 땅을 밟았으리라
쓸쓸한 거리 헤매며 부딫히는 생경한 풍경에서
정제(精製)된 화자의 시심은 떠올랐으리라
밤마다 반짝이는 별을 헤어보는 것은
태평양 너머 아득한 고국의 땅이 그리웁기 때문이다
이별의 끝에는 추억만 남아서
그리운 사람들아 그리운 사람들아,
별빛 같은 아픔을 품고 헤매는 이국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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