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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월화수목금토일/정다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회 작성일 22-04-14 21:02

본문

  월화수목금토일 




  정다연





  잘 지내?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잘 지내 답하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오늘은 당신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던 음식을 올려놓고 기름기 묻은 손으로 세제를 씻으며


  물기를 닦던 사소한 습관과 벨을 누르면 가장 먼저 반겨주던 당신에 대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음성에 대해


                                     -



  잘 지내고 있어? 

  

  벽장에 비치는 것이라곤 그림자 하나뿐인데


  문득 묻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비를 모으고 모으다 못 견디고 무너지는 댐처럼


  폭설에 쓰러지는 나무처럼


  어떻게 지내


  묻고 싶은 순간이


                                     -


  오늘은 당신에 대해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누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지 않던 음식을 앞에 두고 


  왜 싫어했을까? 이렇게 먹기 좋은 것을


  웃으면서


  월화수목금토일


  당신을 잊다가


  - 시집 <서로에게 기대어 끝까지>에서, 2021 -





- 오늘 퇴근하고 집에 와서 이 시집을 읽다가 문득,

  이 시가 댐 같은 내 마음을 무너뜨렸다.

  나는 이런 생활시가 좋다.

  복잡한 머리를 이고 수많은 고민과 수많은 다툼과

  또 그 속을 알 길 없는 상대의 심연을 마주하다 지친 우리가,

  기대고 싶은, 

  허기진 저녁을 살짝이나마 채우고 싶은,

  그런 시.

  문득,

  나는 문득이란 단어를 사랑한다.

  문득 드는 마음과 문득 깨닫게 된 사랑이 우릴 여기까지 이끌어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깐 오늘 문득,

  이 시를 읽다가 

  폭설에 쓰러지는 나무처럼

  잘 먹고 잘 생활하니?

  묻고 싶은 모든 이름들에게 이 시를 날려 보내고 싶다.

  월화수목금토일,

  까마득히 시를 잊고 지내다가,

  정말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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