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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 박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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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9회 작성일 22-04-25 09:21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20422)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박판식


모자와 박쥐우산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어울리지 않는 물건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있다

애완용 개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생명이 있다면

더 어울리지 않는다

내게는 딸이 없다, 나와 어울리지 않아서다


하지만 내 인생은 태어나지 않은 딸과 늘 동행하고 있다

웅덩이가 모자처럼 떨어져 있다 인생은

그 위를 지나가는 멀리서 온 구름이다

옷을 입은 개가 맨발일 때

이 경이로운 세상을 둘러보기 위해 얼굴이 세 개나 네 개로 늘어날 때

모자 대신 접시를 머리에 얹고 걸어도 이상할 게 없다


개업식 경품 행사로 1등 자전거에 당첨된 일이 있다

빵집 주인이 내 이름을 세 번 연속 불렀는데

끝내 나가지 않았다, 빵집은 반년 만에 폐업했고

이 시장 골목에선 흔한 일이다, 처녀 시절 아내가 키우던 개가 죽었다

개는 죽기 직전 젖은 걸레 위로 올라갔고

자신의 똥 위로 올라갔고 이부자리 위로 올라갔고 나의 배 위로

올라갔다, 죽은 개는 나와 어울린다, 개가 죽고 문득

아들이 태어났다


(시감상)


  나와 어울린다는 것.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할 것인지? 줄곧 생각하며 살아온 어떤 날. 나는 나와 어울리는 것들을 나의 밖에서 찾고 있었다. 정작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나”라는 것을 알기까지 수많은 일상을 그저 흘려보냈다. 어쩌면 나와 잘 어울리는 것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삶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를 만드는 것 아닐까 싶다. 내 안의 내가 아닌 내 밖의 내가 더 내게 어울릴 때가 있다. 지금이다.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프로필)

경남 함양, 대산창작기금 수혜, 시집(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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