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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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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밤길 /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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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0회 작성일 22-05-02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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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 장석남


밤길을 걷는다

걸음은 어둠이나 다 가져라

걸음 없이 가고 싶은 데가 있으니

어둠 속 풀잎이나

바람결이나 다 가져라

걸어서 닿을 수 없는 데에 가고 싶으니

유실수들 풋열매 떨어뜨리는 소리

이 승의 끝자락을 적신다

그러하다가

새벽달이 뜨면 올올이

풀리는 빛에 걸음을 걸려라

걸려 넘어져라

넘어져 무릎에 철철 피가 넘치는

핏빛에 파란 별들과 여러날 시각을 달리해서 뜨던 날

샛방과 가난한 식탁,

옹색한 여관 잠과 마주치는 눈길들의

망초꽃 같은 세미나

꼬부라져 사라졌던 또 다른 길들 피어날 것이다

환하고 축축하게 웃으면서 이곳이군

내가 닿은 곳은 이곳이군

조금은 쓰라리겠지

내가 밤길을 걸어서

새벽이 밝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새 날이 와서 침침하게 앉아

밤길을 걸었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나는 벙어리가 되어야 하겠지

그것이 다 우리들의 연애였으니


* 장석남 : 1965년 인천 출생,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젖은 눈물> 등 다수


#,

화자는 밤길을 간다 

그러나 걸어서는 갈 수 없고 훨 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그곳은 유실수 풋열매 떨어지는 소리 풀 풀 들리는 이승인 것이다


화자는 죽었으며 죽어, 저승에서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옛 시절을 

되밟으면서 이승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오는 길 구비마다 절절하다


네러티브의 서사는 평범하나 시인이 발휘하는 이미지 구상력은  

심오하다 흐름이 뒤바뀐 발상에서 오는 생경함, 독자의 감성을 

현혹시키는 어휘 선택이 신비롭고 아름다워 독자도 한 번쯤 경험

하고 싶은 서정이다 

              *

서산 너머서 어렴 풋 들리는 소리는

배꽃 지는 소리 

풋감 익는 소리

달빛 흐르는 소리 어울려 

죽은 내 어미 친정집 담 넘어오는 소리

                            -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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