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 장석남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밤길 / 장석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5회 작성일 22-05-02 04:57

본문

밤길 / 장석남


밤길을 걷는다

걸음은 어둠이나 다 가져라

걸음 없이 가고 싶은 데가 있으니

어둠 속 풀잎이나

바람결이나 다 가져라

걸어서 닿을 수 없는 데에 가고 싶으니

유실수들 풋열매 떨어뜨리는 소리

이 승의 끝자락을 적신다

그러하다가

새벽달이 뜨면 올올이

풀리는 빛에 걸음을 걸려라

걸려 넘어져라

넘어져 무릎에 철철 피가 넘치는

핏빛에 파란 별들과 여러날 시각을 달리해서 뜨던 날

샛방과 가난한 식탁,

옹색한 여관 잠과 마주치는 눈길들의

망초꽃 같은 세미나

꼬부라져 사라졌던 또 다른 길들 피어날 것이다

환하고 축축하게 웃으면서 이곳이군

내가 닿은 곳은 이곳이군

조금은 쓰라리겠지

내가 밤길을 걸어서

새벽이 밝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새 날이 와서 침침하게 앉아

밤길을 걸었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나는 벙어리가 되어야 하겠지

그것이 다 우리들의 연애였으니


* 장석남 : 1965년 인천 출생,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젖은 눈물> 등 다수


#,

화자는 밤길을 간다 

그러나 걸어서는 갈 수 없고 훨 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그곳은 유실수 풋열매 떨어지는 소리 풀 풀 들리는 이승인 것이다


화자는 죽었으며 죽어, 저승에서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옛 시절을 

되밟으면서 이승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오는 길 구비마다 절절하다


네러티브의 서사는 평범하나 시인이 발휘하는 이미지 구상력은  

심오하다 흐름이 뒤바뀐 발상에서 오는 생경함, 독자의 감성을 

현혹시키는 어휘 선택이 신비롭고 아름다워 독자도 한 번쯤 경험

하고 싶은 서정이다 

              *

서산 너머서 어렴 풋 들리는 소리는

배꽃 지는 소리 

풋감 익는 소리

달빛 흐르는 소리 어울려 

죽은 내 어미 친정집 담 넘어오는 소리

                            - 먼 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10-30
7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4 0 12-20
7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02-10
7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03-31
7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0 0 07-06
79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0 10-19
7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 0 02-08
7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0 05-31
7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9-20
7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01-10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 05-02
7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4 0 07-26
786
물 / 박순원 댓글+ 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9 0 08-12
7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6 0 08-31
7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7 0 09-17
7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7 0 10-15
7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5 0 11-09
7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4 0 12-06
7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6 0 01-10
77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1 0 02-23
7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3 0 04-11
77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5 0 05-14
7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0 0 06-16
7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0 07-18
7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6 0 08-25
7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9 0 10-11
7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2 0 11-20
7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0 0 01-02
7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2 0 02-06
7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0 0 03-11
7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4 0 04-14
7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3 0 05-19
7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0 0 06-20
7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5 0 07-26
7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6 0 08-31
7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5 0 10-12
76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4 0 11-18
7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12-26
7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4 0 02-06
7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0 03-19
7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0 04-26
7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6 0 06-01
7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0 07-09
7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3 0 08-17
7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7 0 09-30
7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 11-17
7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2 0 01-03
7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7 0 02-23
7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8 0 04-12
7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0 05-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