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임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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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8회 작성일 22-05-02 07:45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20429)
바보/ 임지훈
난 바보가 참 좋다.
바보를 좋아하다 보니
바보 같단 소리도 듣고
결국,
인생관 또한
바보로 정했다.
가끔씩 듣는 바보 같단 소리에
미소를 짓게 되고
미소를 짓게 됨에 따라
내 눈가엔 깊은 주름이
열두 개 있다.
바보의 훈장인 셈이다.
바보는 남들이 뭐라 해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 좋고,
바보는 자주 잊어버리고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자주 경이로움에 싸일 수 있어 좋고,
바보는 행하는 몸과 마음에 악 惡이 없어서 좋다.
난 이런 바보가 참 좋다.
나는
바보다, 바보.
(시감상)
가끔은 마음 편한 시가 마음에 들어올 때가 있다. 바보는 늘 손해 보며 사는 사람이다. 바보는 주름진 눈에 선한 눈매를 가진 푸근한 사람이다. 바보는 주기만 하는 사람이다. 바보는 바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바보다. 치열하게 사는 세상, 아주 가끔은 바보가 되고 싶다. 손익을 따지거나 자기만의 계산법으로 이익을 추구하거나가 아닌, 슬그머니 자기 것을 내어주는 그런 적당히 손해 볼 줄 아는 바보가 되고 싶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한양대 국문과, 포크팝 가수, 작곡, 작사가, 편곡가, 방송인, ‘사랑의 썰물’ 등 다수, 시집(나는 바보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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