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공사 풍경단음 / 강우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만공사 풍경단음 / 강우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6회 작성일 22-05-09 00:06

본문

첫째마디


이승에서 부처님도 많이 뵙고

말씀깨나 터득했으니

저승살이에는

빈 하늘밖에 가져갈 게 없으시다는

만공스님과 대좌한 적이 있었다.


햇살도 하늘만큼이나

고요한 무위적정의 찰나에

처마끝 풍경 하나가

천지를 깨우고 있어서


스님,

만공께 이 풍경은 무엇인지요.


풍경 속에 산이 걸리고

산이 변하고

노을도 노랫마디로 퍼지나니


보는 것과 듣는 것을

같이 이루는 것이지요.


둘째마디


스님, 저 산사의 처마에 매달린

풍경의 물고기는

저에게는 굴비 한 마리로 보입니다.


충청도 예산 하고도 오형제고개 아랫마을에서 나신 저의 어머님은 늙마에도 어릴 적에 잡수시던 굴비맛이 늘 간절하시어 어느해 겨울이던가 동해에 없는 굴비 한마리를 짚으로 질끈 묶어서는 갖다드린 적이 있습지요. 그 뒤, 제가 사온 굴비는 없어진 지 아주아주 오래되었어도 어머님이 옮기시던 말씀들은 이승을 하직하신 뒤에도 살아 떠돌았습니다.


바다가 없는 산에서

바다를 보여주신

적덕루인이 저 풍경에 걸렸습니다.


셋째마디


만공, 하옵시면 풍경 하나라도

보고 듣는 것을 함께 이루면

성불도 가능하온지요.


허허ㅡ

스님들도 불경 깨우치다

긴긴 겨울밤이, 사는 것만큼이나

지리하고 출출하면


어떤 스님은 처마끝 풍경에 이르러서

어릴 때 먹던 붕어빵으로

입맛 다시고


다른 스님은

비릿한 생선맛으로도

어정대기도 하고


또 그것들을 그냥 목구멍으로 넘길 수 없어서

달랑달랑 소리로 잡숫는

시늉도 내지요.


보고 듣는 것이 하나가 아니면

어찌 저 풍경이

풍경 밖의 것이 되리오.


창비1995 강우식[어머니의 물감상자]

감상평 : 풍경을 두고 선문답을 나누는 재미있는 광경이다

선문답은 동양의 위트와 난센스가 있어서 흥미를 돋운다

즐겁게 읽었고 잘 감상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2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5-15
281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5-15
281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15
2817 선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5-15
281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9 1 05-14
28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5-14
2814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5-14
2813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5-14
281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5-13
2811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5-13
2810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5-12
280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5-12
280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5-11
280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5-11
2806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5-11
2805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5-10
280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2 05-10
280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5-09
280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5-09
28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09
열람중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5-09
279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5-09
279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5-08
279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5-08
2796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5-07
2795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5-06
279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1 05-05
2793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5-05
279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05-05
2791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5-04
2790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5-04
278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0 05-03
278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5-03
278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 05-02
27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5-02
27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05-02
278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5-02
2783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5-02
278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5-02
2781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5-01
2780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5-01
277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3 04-30
277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4-30
277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4-30
2776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4-29
2775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4-29
277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4-28
2773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04-28
277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4-28
2771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1 04-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