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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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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독서 / 고영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2회 작성일 22-05-10 13:20

본문

하늘에서 책을 빌릴 수 있습니다 나무에게서 책을 빌릴 수 있습니다 새는 날아가고, 날개와 찬비를 머금은 이른 저녁에게서 책을 빌릴 수 있습니다


귀뚜라미에게서 책을 빌릴 수 있습니다 저녁엔 딸애의 머리를 감겨주고 빗겨주었습니다 흰 가르마 옆에 핀을 꽂아주었습니다 정수리 쪽으로 작은 오솔길이 나 있어 그 길을 다 걸어가보았습니다 둥근 애기무덤이 있었습니다


애기무덤에게서도 책을 빌릴 수 있습니다 빌린 책의 서문을 읽다 말고 애기무덤에게로 가는 저녁 빗소리를 듣습니다 철새와 이른 저녁과 오솔길, 아무빗, 애기무덤이 있는 이 방이 있어 행복합니다 쓸쓸합니다 머리맡에 두고 읽는 책들입니다 돌무더기에서 젖은 돌을 골라 책장을 눌러놓고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빗소리에 깨어 돌을 치우고 다시 애기무덤을 꺼내 읽습니다


창비2012 고영민[사슴공원에서]

감상평 :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 [봄의 정치]를 읽었다

그의 시는 지극히 평범하여 시인인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 중에서 백미 한 편은 골랐으니 운이 좋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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