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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방아깨비 /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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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회 작성일 22-05-20 00:00

본문

방아깨비는 모든 메뚜기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타고 났습니다.

시원스럽게 죽 뻗은 허리의 모습과 펴면 보드라우면서도 힘이 있는 날개가 매우 아름답지요.

그 중에도 길쭉한 뒷다리의 자태는 때때메뚜기나 벼메뚜기 따위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우아한 모습과는 반대로 방아깨비는 매우 겁쟁이입니다.

사람의 손이 뒷다리에 닿기라도 하면 무턱대고 덜컹덜컹 방아를 찧습니다.

두 눈은 불안스레 껌벅거리고 더듬이도 겁이 나서 웅크립니다.

펴면 파란 들판이 더욱 빛을 낼 날개는 아주 접어버립니다.


어느 날 송장메뚜기가 방아깨비를 찾아왔습니다.

"방아깨비야, 무턱대고 덜컹덜컹 방아를 찧지 마! 네 길쭉하고 자랑스런 두 다리에 비해 덜컹덜컹 방아를 찧는 모습이 너무 서글퍼. 사람의 손이 뒷다리에 닿아도 덜컹덜컹 굽신굽신 방아를 찧지 마!"

하고 타일렀습니다.


그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방아깨비한테 굉장히 의미 깊은 날이 다가온 것입니다.

방학을 맞아 멱을 감으러 냇가로 나온 한 아이에게 그만 방아깨비가 뒷다리를 잡혀버린 것이었습니다.

방아깨비는 아이의 손이 뒷다리에 닿자마자 덜컥 겁부터 났습니다.

그러나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더듬이를 곧추세웠습니다.

며칠 전 송장메뚜기가 한 말이 생각났던 것입니다.

뒷다리를 쭉 뻗고 파란 들판을 똑바로 쳐다보았습니다.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움직이지 않는 방아깨비를 방아를 찧게 하려고 억지로 흔들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방아깨비는 아이의 손 반동을 이용해 아이의 손에서 힘껏 날았습니다.


멀리 멀리 날아서 풀밭에 앉은 방아깨비 곁으로 때때메뚜기와 벼메뚜기가 모였습니다.

송장메뚜기도 날아왔습니다.

그러나 방아깨비는 뒷다리 하나를 소년의 손바닥에 희생물로 남겨놓고 온 것을 몰랐습니다.

다른 메뚜기들이 모두 슬퍼해주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짝을 소년의 손바닥에 남겨놓고 온 후로는 덜컹덜컹 방아를 찧는 비굴함으로부터는 해방이 되었습니다.

다시는 덜컹덜컹 굽신거리는 버릇이 없어졌으니까요.

그것이 아니라 굽신굽신할 다리마저 온전하지 않았으니까요.


창비1983 김명수[하급반 교과서], <21인 신작시집 : 꺼지지 않는 횃불로 1982>

감상평 : [하급반 교과서], [피뢰침과 심장], [침엽수 지대], [바다의 눈], [아기는 성이 없고], [산속 어린 새],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 같이]를 읽었다

그의 시는 민중의 지팡이는 아니되 민심을 사로잡는 마술사 같았다

한 소쿠리에 담아도 모자랄 시어가 살아서 팔딱거리는 듯한 시가 많았다

이 많은 시집을 하나로 묶어서 관통하는 내용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의 마음가짐이다

그의 시는 낡은 듯하면서도 신선하고 다 읽지 않고서는 하나의 맥을 찾기는 힘든 단점도 있었다

위 시는 성에 관한 묘사와 내용을 담은 점이 특징이면서도 깨달음을 주는 동화처럼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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