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견 / 김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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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회 작성일 22-05-28 19:48본문
울어 피를 뱉고 뱉은 피는 도로 삼켜
평생을 원한과 슬픔에 지친 작은 새
너는 너른 세상에 설움을 피로 새기려오고
네 눈물은 수천 세월을 끊임없이 흐려놓았다
여기는 먼 남쪽 땅 너 쫓겨 숨음직한 외딴곳
달빛 너무도 황홀하여 호젓한 이 새벽을
송기한 네 울음 천길 바다 밑 고기를 놀래고
하늘가 어린 별들 버르르 떨리겠고나
몇해라 이 삼경에 빙빙 도는 눈물을
슷지는 못하고 고인 그대로 흘리었느니
서럽고 외롭고 여윈 이 몸은
퍼붓는 네 술잔에 그만 지늘겼느니
무섬증 드는 이 새벽까지 울리는 저승의 노래
저기 성 밑을 돌아나가는 죽음의 자랑찬 소리여
달빛 오히려 마음 어둘 저 흰 등 흐느껴 가신다
오래 시들어 파리한 마음 마저 가고 지어라
바람의 넋이 붉은 마음만 낱낱 시들피느니
짙은 봄 옥 속 춘향이 아니 죽었을라디야
옛날 왕궁을 나신 나이 어린 임금이
산골에 홀로 우시다 너를 따라가셨거라니
고금도 마주 보이는 남쪽 바닷가 한 많은 귀향길
천리 망아지 얼넝소리 쇈 듯 멈추고
선비 여윈 얼굴 푸른 물에 띄었을 제
네 한된 울음 죽음을 호려 불렀으리라
너 아니 울어도 이 세상 서럽고 쓰린 것을
이른봄 수풀이 초록빛 들어 물 내음새 그윽하고
가는 냇잎에 초생달 매달려 애틋한 밝은 어둠을
너 몹시 안타까워 포실거리며 후훗 목메었느니
아니 울고는 하마 죽어 없으리, 오! 불행의 넋이여
우지진 진달래 와작 지우는 이 삼경의 네 울음
희미한 줄산이 살풋 물러서고
조그만 시골이 흥청 깨어진다
시문학사1935 김영랑[영랑 시집]
감상평 : 김영랑 시인하면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먼저 생각난다
위의 시는 [영랑 시집] 중에서 백미로 생각하여 올리게 되었다
잘 읽었고 잘 감상했고 옛날 시인의 시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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