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광화문이다 / 김해자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여기가 광화문이다 / 김해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회 작성일 22-06-16 05:23

본문

유모차도 오고 휠체어도 왔다. 퀵서비스도 느릿느릿 중절모도 왔다. 실업자도 굳게 닫힌 일터를 두드리다 왔고 종일 서류 더미에 묻혀 있다 오고, 장사하다 오고 고기 잡다 오고 공부하다 오고 놀다 오고 콩 털다 오고 술 마시다 왔다.


우리가 이렇게 광장에 모인 것은 무엇 때문인가? 기울어가는 대한민국호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만 있지 않겠다와 더 이상 가만두지 않겠다는 뼈저린 다짐이다. 기울어가는 배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불의한 명령을 응징하기 위해서다. 내가 든 촛불은 불의와 탐욕과 거짓이 일용할 양식인 자들에게, 더 이상 우리의 주권을 맡기지 않겠다는 명예 선언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국민이 곧 나라의 주인이므로.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으므로.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대통령은 하던 짓을 계속할 것이고, 의원들은 그냥 팔짱을 낀 채 아무 법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그들도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을 것이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들은 더 뻔뻔하게 빼앗아 갈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기억나지 않는다'와 '모른다'만 아는 파렴치범들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그들은 앉은 자리에서 군대를 불러 국민에게 총구를 돌릴지도 모른다.


광장과 공용의 마당을 빼앗긴 민중에게 남은 것은 골방과 한숨과 눈물뿐, 우리는 잃어버린 우리 모두의 광장을 이 작은 촛불 한 자루로 탈환했다. 50만 100만 150만 200만 250만 점점 더 많은 촛불이 광장에 켜지고 있다. 빛이 사방을 덮어 그 빛이 세상 곳곳으로 퍼진다는 광화문, 빛을 밝혀 좋은 방향으로 화해간다는, 여기가 바로 광화문이다. 촛불들고 당산나무를 도는 산골과 밤을 밝히는 시장통과 대구 부산 광주 영월 보령 목포 흑산도 진도 거문도...... 우리가 먹고살고 사랑하고 만나고 모여 있는 지금 이곳이 바로 빛이고 광화문이다.


누가 대통령이어도...... 지금 내 옆의 어느 누구도 저들처럼 무책임하고 무능하진 않을 것이다. (아파트가 그렇게 남아돈다는데, 집 구하기가 그렇게 힘들다고 합니까?) 보통 사람인 국민 누구도 저들처럼 살아가는 어려움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다들 공부들을 많이 했다는데, 일자리 구하기가 그렇게 힘들다고 합니까?)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저들처럼 몰상식하고 파렴치하진 못할 것이다. 이게 지도자입니까? 이게 땅에 발을 디딘 사람 맞습니까? 이게 나랍니까?


우리가 이렇게 모여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상식으로 빚은 팔을 휘두르며, 양심으로 걸어와 우리 옆에 앉는 보통 인간의 얼굴이다. 대통령 하나 갈아치우자고 우리는 여기에 모이지 않았다. 당도 대통령도 우리의 절대 희망이 아니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대통령도 정당도 모른 채, 즐겁게 밥 먹고 평화롭게 일하고 사랑하며 살아도 되는 세상이다. 좋은 세상이라면 왜 알아야 하는가 공기처럼 바람처럼 빛처럼, 생명을 주는 것들은 다 소리도 형체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있을 건 있어야 하고 없어야 할 것은 없애야 한다. 우리가 탄핵하는 것은 해방 후 내내 심판도 단죄도 받지 않은 거짓과 비리, 민주주의를 짓밟고 고문하고 죽이고도 출세와 이권을 챙긴 불의한 관료, 우리가 탄핵하는 것은 해방 후 내내 국민들의 고혈을 짜낸 탐욕스러운 재벌, 아아 나스닥이여, 월가여, 연방은행이여, 저들은 머잖아 붙잡고 울 나라조차 팔아먹으리라.


연민과 분배와 정의가 얼어붙은 사이, 농촌은 해체되고 청년들은 미래를 빼앗기고 노동자들의 삶은 망가졌다.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동안 가난과 공포와 불안과 빚도 되물림되었다. 공부하고 노력하고 열심히 일해도 미래는커녕 오늘 하루를 기약할 수 없다. 이 모든 세습을 탄핵하라.


우리가 든 촛불은 새로운 주권의 역사를 여는 첫 장, 이 촛불은 몽땅 쓸어서 가진 자들 아가리에 처넣은 얼굴 없는, 귀신들에게 더 이상 수저를 올리지 않겠다는 각성의 빛, 이 촛농은 먹고사느라 나 몰라라 했던 통회의 눈물, 힘없는 자에게 힘 있는 자 적이 되는, 이 모든 억압과 불평등을 불 싸지르기 위하여. 만민이 만인에게 적이 되고 분노가 되는 세상이 아니라, 만민이 만민에게 친구가 되고 위안이 되는 세상을 위하여.


한 사람이 촛불 밝혀 한 사람이 더 밝아지고,

두 사람이 촛불 밝혀 두 사람이 더 따뜻해지고

천 사람 만 사람의 촛불로 우리 모두가 환해지도록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갈 세상을 위해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낮지 않다.

민주주의여 만세!


걷는사람2019 김해자[해자네 점집]

감상평 : [민주주의여 만세!]로 끝나는데 담고 있는 내용은 사뭇 다르다

자유와 평등과 사랑을 외치며 시작한 민주주의가 죽었다는 내용과 같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이념과 사상으로 비춰진다

[연민과 분배와 정의가 얼어붙은 사이]에서 나타나듯 민주주의와 다르다

화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개혁인지 혁명인지 무엇인지 모를 일이다

대통령과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광화문에서 촛불을 드는 이유다

국민주권을 얻기 위해 학업의무, 군복무의무, 노동의무, 납세의무가 있다

국민권리를 얻고 나면 자유권, 평등권, 참정권, 청구권, 사회권이 생긴다

광화문에서 촛불을 드는 것은 국민으로서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의미다

잘 쓴 시는 아니지만 속에 숨겨 놓은 보따리를 게눈 감추듯 먹을 수 있었다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2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7-06
291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2 07-05
291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2 07-04
29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7-04
29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7-04
29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7-03
29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7-03
2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7-02
29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7-02
29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7-02
29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07-01
29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6-30
29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6-30
2907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6-30
29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6-29
2905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29
2904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6-29
29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6-28
29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6-28
290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 06-28
2900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6-27
2899
밀물/ 장대송 댓글+ 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1 06-27
2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6-27
289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6-25
28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2 06-25
2895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6-25
289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2 06-25
289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2 06-21
289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6-21
289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6-20
2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6-20
288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6-18
288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6-17
288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6-17
288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6-17
열람중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1 06-16
288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1 06-13
2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6-13
288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6-12
2881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6-11
2880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6-11
287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6-10
287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6-10
287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2 06-07
2876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6-06
2875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6-06
287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1 06-06
2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06-06
287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6-05
2871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6-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