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 장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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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4회 작성일 22-06-27 08:41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20624)
밀물/ 장대송
세상에서 가장 빠른 뱀을 만났다
밀물, 그 뱀에 쫓기어 여기까지 왔다
설명할 수 없는 차원이라는 게, 꼭 어려운 문제에 두는 건 아닐 것이다
뭘 모르고 도망 다니는 일들이
그래서 살맛 난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내게 왔다가 비틀거리며 떠나갔거나
네게 갔다가 휘청거리며 돌아왔거나
그런 단순한 반복들, 싫증 부릴 여지도 없다
그게 그저 그렇게 끊임없이 지속된다는 것은
오로지 논 가운데 무덤 속 부장품처럼
이 단순함을 끌어안고 물은 그저 흐를 뿐인데, 물에 쫓긴다
난 또 얼마나 쫓고 쫓겨야 할까
세상에서 가장 빠른 뱀을 만나
세상에서 가장 느린 도망자거나
가장 느린 추적자거나
나도 그런 뱀이다.
(시감상)
삶의 복잡다단한 일상을 밀물이라 표현한 시인의 감각이 대단하다. 밀물처럼 썰물처럼 늘 다가왔다가 사라지는 것들. 사랑, 행복, 가족, 일, 부동산 가격, 주식 가격, 그 모든 밀물과 썰물이 쏜살같이 내게 다가오거나 달아나거나, 나는 가장 느리게 도망가거나 추적하거나 결국 삶과 나는 서로가 뱀이면서도 서로 뱀이 아닐 수도 있는 양면을 갖고 있다. 물은 그저 흐를 뿐인데 그 단순한 흐름에 현혹되거나 쫓기거나 재밌거나 즐겁거나 지루하거나 힘들거나, 물은 그저 흐를 뿐인데. (글/김부회 시인, 문학 평론가)
(프로필)
충남 안면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집 (섬들이 놀다) 외 다수
댓글목록
鵲巢님의 댓글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님 별고 없으시죠? 너무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자주 연락드리지도 못하고, 이렇게 지면으로 뵙네요.
파도타기 잘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건강은 좀 어떠신가요? 전화 드리지 못하고..
송구합니다. 주신 시 잘 감상하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