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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예쁜 쓰레기 / 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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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회 작성일 22-06-30 10:12

본문

예쁜 쓰레기 / 박세랑

 

    진창이랑 누명이랑 친구 먹었어

 

    안녕 친구들아 맥줏집 오징어처럼 빼빼 마른 나를 좍좍 찢어서 씹고 있잖아 사랑에 빠질 때마다 허기가 져서 오돌뼈도 먹고 치킨도 먹고 눈치 없이 안줏발이나 세우고 있지 내가 돈 낼 것도 아닌데 취한 척 히죽이죽 웃다가 기체처럼 증발해야지 안녕 남자들아 구두를 짝짝이로 신고 뛰다가 사거리 앞에서 넘어졌는데 팬티가 흙탕물에 흠뻑 젖었네 내가 쏟은 향수에 남자들이 흥청망청 디스코를 추겠지 검은 앞치마를 두르고 이 밤을 통째로 쓸어버릴 거야 구르던 돌멩이와 빗자루가 꽁무니에 따라붙겠지 머리가 벗어진 개털들을 타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지나 홍콩 야시장을 지나 지구를 반 바퀴 쓸고 와야지 청소 다 끝났으면 빗자루는 내던져야지 청소하는 애는 계속 청소만 하고 에스컬레이터 올라가는 애는 계속 오르기만 하니까 앞치마를 쫘악 찢어서 핫팬츠를 만들어야지 남자들을 종이 인형처럼 착착 접어서 핸드백에 넣고 다녀야지 짐짝이니? 집착이니? 귀찮으면 종이 쪼가리 오빠들을 죽죽 찢어서 팔등신을 삼등신으로 만들어야지 봉툿값 아까우니 대충 싸서 길가에 내던져야지 터진 비닐봉지 속에서 누가 먹다 버린 수박들이 데굴데굴 굴러떨어져 이 꼴통들은 금방 으깨져서 내 인생을 더럽힐 텐데 실수로 밟아버린 개똥들은 가는 곳곳마다 질척대며 오명으로 따라붙겠지 뒤풀이는 어제 끝났는데 우와! 치워야 할 등신들이 엄청 많네? 친구들아 킁킁대며 냄새만 맡지 말고 옜다 물어가

 

    왜 다들 우리집 앞에 와서 짖고 있는데?

 

    얼띤 感想文

    바깥은 비가 오고 있었다

 

    찹쌀 모지가 먼저 와 있었고 홍어가 뒤에 왔지, 화실에 놓인 붓처럼 완전 놀림감이었어, 벼루처럼 막막하게 그냥 앉아 있었던 거야 한 번씩 찍어 누르는 붓털의 미묘한 감정과 스치고 닳은 얘기들이 어느 정도 마를 땐 다시 채우는 잔들 그 속에서 다만 허공만 띄웠네 여태껏 잔만 들고 있던 구두가 어제 루나가 죽었데, 그 옆에 앉은 검은 앞치마 어머 어째서, 구두는 그러게 말이야 이 일로 한 가정이 물에 빠진 일도 있었잖아 근 한 달이었지, 수소문과 발의 행적을 긁어 끝끝내 찾았던 거지 고래와 물개들이 놀라 튀어 올랐을 거야, 바닥을 청소하던 조개는 껍데기가 부서졌을 거고 미역은 손이 떨어져 나갔을 거야 그래 맞아 견인차가 왔데잖아 수습은 잘 된 거야, 몰라 그건 그렇고 요즘 어떠니, 죽을 맛이야 바닥을 찍으려면 한 번 더 남았데잖아 정말 머리털 남아돌지 않겠어, 계단 오르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고양이 밥그릇에 담아 놓은 고양이 밥 요즘 까치가 먹고 그래, 철철 넘쳐 오른 잔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손목을 마저 그었던 붓털이 한 마디 한다 어데 가발 공장 없을까? 동네 양아치들 우리 집 앞에 몰래 쓰레기 갖다 버린 그 애들, 한 마디 하게 그만 갖다 버리렴 너들도 가발 하나씩 주까 밥집에 들릴 때도 좀 멋이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얗게 염색해서 말이야 고무줄처럼 뜨거운 혀 늘이고 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야 그딴소리 하지 마, 그냥 잔 비워 젖은 손은 날씨가 더웠던지 물수건 하나 북북 찢어 수돗가에 가 물 폭 적시며 쪼오옥-쪽 짠다 그리고 화끈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마저 닦으며 야 뭤들 해 잔 비워


    찹쌀 모지는 일찍 일어나 벽에다 모자를 걸고 있었다 하루 숙제를 마감한 듯이 어깨가 내려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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