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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백조 / 박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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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2회 작성일 22-07-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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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 박상식

 


    느린 노래가 끊어지면 구식 스피커는 먼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탁자 위엔 커피 얼룩이 밴 편지들이 종이배로 접혀 있었다 전기스토브 곁에서 여자는 스커드를 입었다 벗었고 추운 종아리의 살빛이 얼음처럼 반짝였던 날, 내가 열람한 기록에서 지워질 이름들을 헤아려보았다 흐릿하게 번져가는 꿈속에서 아직도 잠들어 있는 따뜻한 뿌리와 새 모양의 피리를 부는 소년, 여자는 나지막이 말없는 노래를 그려나갔다 떠돌이 옷장수가 목도리를 두르고 떠나간 문, 조용히 멎어 있는 꿈의 바깥에는 늙은 개가 물고 가던 흰 뼈.

 

    얼띤感想文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아주 맑은 날이었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더니만 한차례 소나기가 내렸다 오랫동안 마른 몸 비틀다가 마침 해갈한 순간이었다 엉덩이에 땀이 맺혀 자리에 앉기가 버거울 정도로 더웠다 바람이 스치고 새들이 오곤 하지만, 무엇보다 부드러운 손매에 미소를 보내곤 했다 몇 년 전 아내가 심은 천리향, 때 이른 시기에 과실 하나가 아주 굵게 익어가는 것을 보았다 여기 이사 온 지 몇 년이었던가 매년 과실을 내보냈지만 별 쓸모없는 짓거리였다 올해도 눈뜨지 못한 습작들 그래도 한 편은 곱게 보아주는 이 있으니 마음 한켠 무게가 줄었다 며칠 전이었지 싶다 다 익으면 달라는 사람도 있었는데 오늘, 아내가 따서 식탁에 두었다 어느새 그게 사라졌다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왜 땄을까 어디에 쓰였을까 여보 이거 내가 먹어도 돼, 까마귀가 짓무른 과일을 뜯고 있었다 아무 말이 없었다 그냥 들고 씹어 먹었다 다 뜯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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