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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달의 거주민 / 최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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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회 작성일 22-07-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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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거주민 / 최금진

 


달 속에 사는 사내가 있다 자기가 떨어뜨린 폐지나 고철을 몸통에 주워넣으면서도 뭔가를 또 흘린다 사다리를 놓고 달까지 올라가 방문을 열고 두리번거린다 거기가 제집인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건지 자꾸 주인을 부른다 산목련이 지는 저 아래 늙은 메아리가 살고 그 메아리는 후두암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똑같은 말을 해주면서 일생을 살았던 것 각자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것은 매우 어려웠던 것 감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이려는 시늉처럼 사내는 두꺼운 외투를 벗어 못 하나 없는 벽에 건다, 그리고 잠들어야 할 이유가 생각날 때까지 차곡차곡 폐지를 펴서 쌓는다 지구에서 날아온 날개 꺾인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고 하나뿐인 외등을 끄고 나면 사내는 비로소 환해진다 찔레덩굴 같은 어둠이 달의 밑둥을 감아올라가고 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불 꺼진 집에 손인사를 하고 낮에 기억해두었던 까다롭고도 단순한 규칙들이 어딘가 녹슬어가는 밤 골짜기 저 아래로 돌들이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사내는 문득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졌다는 생각이라도 든 모양 벌떡 일어나 주섬주섬 자신의 집을 신문지에 싸기 시작한다 따라오는 사람도 없는데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 커다란 벽과 창문을 떼어 어깨에 짊어지고 달의 반대편으로 걸어간다 사내가 아껴두었던 깨끗한 백지 몇장이 둥실, 달 표면에 떠가고 누구도 사내의 죄를 물은 적이 없다 우리는 사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조차 모른다 하지만 사내는 분명 흐느끼고 있었다

 

   얼띤感想文

    새날이 또 밝았다. 오늘은 휴일, 엊저녁에 부고장을 받았다. 친구 아내의 어머님 그러니까 친구 장모께서 세상을 달리했다. 점심때 잠깐 조문을 할까 보다.

    詩人 최금진의 , ‘달의 거주민을 읽었다. 全般的인 배경은 파지를 줍는 어떤 노인을 시와 중첩적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여기서 달은 죽음의 고장, 이상향 詩的 世界觀을 이룬다. 달은 시인의 글쓰기에 대한 고향이자 출발점이기도 하다. 달에 대해 지향점을 두고 작가의 마음을 옮겨놓는 그러나 세계의 문제점을 가령 빈부격차라든가 소외적인 삶을 그려내 보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삶을 쓰는 것이지만 결국은 시인의 마음을 옮겨놓는 일이겠다.

    달 속에 사는 사내가 있다. 시작부터 머리 좀 깨는 맛이 있다. 속에 사는 사내라는 말이다. 어쩌면 독백에 가까운 아니 독백이라 해도 뭐 이상할 것 하나도 없는 글쓰기다. 좀 뒤에 더 들어가면 사다리를 놓고 달까지 올라가 방문을 열고 두리번거린다. 달은 역시 안식처이자 그 안식처는 곧 작가와 독자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꾸 주인을 부른다. 를 잊고 지낸다면 문 걸어 잠그고 있는 시간이지만 누가 또 펼쳤다면 그 주인은 집에 여기서 말하는 달에 들어온 것으로 달의 거주민을 인식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산목련이 지는 저 아래 늙은 메아리가 살고 그 메아리는 후두암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進行에서 書頭 부문을 맞혔다면 승의 단계로 한 계단 오른다. 疏通에 대한 인식 부재를 논한다. 즉 각자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 감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이려는 시늉처럼 사실, 삼백 수면 사악함이 없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뭐 그리 숨길 게 있을까마는 다 털고 나면 가벼운 것도 사실이라 오히려 내 보이려고 더 내 보이려고 해도 없다는 사실을 좀 더 강조한 말이겠다.

    사내는 두꺼운 외투를 벗어 못 하나 없는 벽에 건다. 현실은 이 문장이 비문이겠지만, 시적 世界觀에서는 흔히 쓰는 문장이다. 두꺼운 외투와 같은 思想이나 哲學 같은 것을 작가가 생각한 어떤 이상향이라는 가치관의 벽에 거는 사실을 말이다. 나름의 글쓰기 같은 어떤 기준을 제시하며 또 그에 대한 본인의 의지를 내세운 것으로 보면 좋겠다.

    詩題가 달의 거주민이다. 이와 대치되는 것이 지구다. 지구는 어느 쪽을 말하는 것인지 생각하면 당연히 독자이겠지만, 독자로부터 날아온 반응에 소통의 불일치가 불러온 매개체를 여기서는 비둘기로서 대변한다. 즉 날아온 날개 꺾인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고, 하나뿐인 외등을 끄고 나면 사내는 비로소 환해지기 때문이라는 사실, 그러니까 오늘도 시 한 수 남겼으니까 알아서 먹어라 너네가 쪼든 씹든 돌리든 빻든 그것을 휘둘러 치든 간에 이것이 대수든 월척이든 월척도 아닌 것이든 내 의무는 다했으니까 시인(사내)은 환하다. 뭐 이런 말이다.

    그러면, 그 결과는 분명 있을 것이다. 찔레덩굴 같은 어둠이 달의 밑동을 감아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독자로서는 당연히 불 꺼진 집에 즉 달이겠지만, 손인사를 하고 까다롭고도 단순한 규칙들이 오가며 어딘가 부자연스럽지만 녹슬어가는 밤을 툭툭 털면서 어떤 쇠꼬챙이라도 하나 낚아 올릴 거국적인 호작을 하는 것이겠다.

    역시, 는 영혼이므로 그것이 어디에서 굴러가든 또 어디서 구르든 달의 주인장은 세상 시끄럽다는 사실을 깨닫게 마련이다. 말하자면, 댓글이 난무한다든가 여기와 여기 즉 저쪽 사다리를 놓았다는 것과 산목련이 지는 쪽 어쩌면 이렇게 잘 맞나요? ! 네 그래서 달까지 오름에 대한 매개 장치로 사다리를 썼어요. 그러니까 산목련까지는 지는 저 아래라 표현한 거예요. 뭐 이렇게 되는 것이다.

    詩生産性友情 그리고 疏外感에서 좀 더 탈피한 명료한 글쓰기로 진일보한 세계관을 이루었지만, 의 전반적인 내용은 파지를 줍고 생활하는 노인의 비굴한 삶도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사실, 그렇다고 파지 몇 장과 파지와 같은 단어나 혹은 문구를 뜯었다고 해서 죄까지 물어야 하느냐?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므로 詩人詩語通達과 좀 더 나아가 보편적이지 아니한 이색적이며 특출한 글쓰기로 새로운 世界觀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 되물어 오는 것이기도 하다. 누구도 사내의 죄를 물은 적이 없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世界觀을 비판하는 또 한 편의 彫刻을 우리는 못 없는 어떤 벽에다가 걸고 말았으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사내는 분명 흐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가 끝났다고 하지만, 다시 또 다른 變形變形을 이루는 세계에 돌입하는 것 같다. 이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오름은 바이러스만은 아니겠다. 달이 지구를 돌 듯이 계단 하나를 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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