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항리 해안 / 송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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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회 작성일 22-07-12 23:17본문
단항리 해안 / 송재학
단항리 해안, 기억이 끌고 온 섬이 도착했다 인기척도 노(櫓)도 없다 눈 감은 머리만 도착했다 미농지 너머 섬은 치자꽃 머금고 있다 슬픔이 없는 눈물이 있듯 치자나무 바래어 낮달이 쉬이 머물렀다 초분의 시렁이 실린 섬이기에 흑백이며 풍화가 진행 중이다 코발트 입김을 토해내는 단항리 바다 위 꽃받침 없는 꽃봉오리 아직 피지 못한 꽃잎의 섬이 있다 오늘 나의 허묘를 얻었다 눈물 글썽이는 바다, 온종일 바다는 진흙 연못처럼 고요하다
얼띤感想文
詩가 길다고 해서 좋은 詩가 아니다. 짧지만, 解釋이 가능하고 어떤 배경이 떠오른다면 그건 詩의 役割을 다한 것이다. 위 詩를 보면, 詩의 習作과 가제본 그리고 出版社와의 교류 그 상황에서 작가의 마음은 어떤지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비밀스럽고 고요하고 품위다운 글쓰기는 아예 없을 것이다. 日記를 쓰더라도 매번 이러하다면, 그 日記帳은 길이 남겨도 훗날 보배다운 보배가 될 것이다. 왜냐고 묻는다면, 문장의 구조와 비유의 극지에 가지 않느냐, 아! 부럽고 욕심나는 글쓰기지만, 이러한 모양은 하루 새 이루는 글은 아니기에 꾸준히 노력하리라
그러면 번역하자면, 이러하다.
단항리 해안, 그간 써놓은 글 가제본한 시집 한 권 도착했다. 사람 냄새나 수정한 곳도 없다. 거저 까마득한 달랑 책 한 권이 도착했다. 종이에 담은 시집은 다만 시들만 실려 있다. 슬픔은 없지만, 눈물은 있다. 이 시들이 합당한 시집 한 권으로 바래어 종일 머물러 다시 보았다. 첫 제본의 분량 안에 실린 시집이기에 흑백이며 다시 교정작업을 하는 중임을, 이것이 보다 맑은 詩로 토해내는 그러니까 단항리 바다색같이 맑다면 아직 피지 않은 詩의 詩集임을 오늘 나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그 詩集을 갖고 있다. 눈물 글썽이는 바다 같은 시들 아니냐. 온종일 바다 같이 또한 끈적한 연못처럼 이 작은 시집 가제본 한 것에 마음 하나 고요히 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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