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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 /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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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회 작성일 22-07-13 11:38

본문

조향사 / 이재훈

 


풀이 익어가고, 물이 익어간다. 마술사가 노래를 한다. 물이 익고 풀이 익는다. 물속에 풀이 서서히 잠긴다. 물을 만지니 풀이 붙는다. 풀을 만지고 싶어 물속에 손을 넣는다. 물이 피부를 서서히 감싼다. 물을 이해하지도 못했고, 물을 기억하지도 못했다. 물속에서 웅얼거리는 소리가 잠긴다. 내 최초의 기억은 물을 만난 일. 물은 뿜어내지 않고 속으로 숨는다. 깊이 침잠한다. 피부가 거칠어질 무렵, 물에서 잉크 냄새가 난다. 이제야 물을 읽는다. 물을 기억한다. 물속에서 풀의 노래를 듣는다. 마술사가 사라진다.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온몸을 덮는다.

 

   얼띤感想文

    詩를 쓰고자 한다면 를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여러 가지 생각을 더듬으며 앞뒤 文脈相關關係를 분석하다 보면 가 보인다. 그러다 보면, 내 허접한 글까지 떠올리며 풀 같은 시초가 마련될 수도 있으니까. 친절히 남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은 없으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다. 마치 용광로 같기도 하고 얼음장 같기도 하고 죽은 나무처럼 서 있기도 하고 산 나무처럼 이파리 푸릇하게 하늘 보며 서 있기도 한 그 마음 말이다.

    詩가 뭐 대수로운 일인가! 이것도 하나의 놀이며 삶을 좀 더 풍요롭고 여유롭고 어떤 기다림 같은 것도 묻어나 있으며 오랫동안 말 못 하고 지낸 응어리 하나 곱게 풀어보는 단아하게 머리빗은 그 면사포面紗布와 더불어 가늘게 떨고 있는 이 손모가지 그렇다, 양을 몰며 어떤 때는 닭을 먹이며 새벽에 얼른 내보이는 태양 아래 당돌히 서서 가는 길 아니냐. 글이 뭔 대수로운 일이라고, 거저 거울 보며 서 있는 저 발가벗은 양반을 보는 재미 아니냐.

    그러면, 보자

    여기서 풀과 물이 대치관계다. 마술사가 중간에 나온다. 그러니까 마술사는 풀의 매개체다. 피부는 종이를 提喩詩語, 물은 내 몸에서 풀로 인해 어떤 融合的인 합성물임을 알 수 있겠다. 그러니까 풀을 소처럼 먹고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내 머릿속 생각은 온통 물로 가득하고 익어가고 그것을 건져내려고 무척 애쓴 詩人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그러니까 물은 자꾸 뿜어내지 않고 속으로 숨는 것이며 깊이 침잠하는 것이며 그것이 어떤 윤곽輪廓을 넘어 튀어나오려는 性質에 이르면 더디어 잉크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더디어 형언할 수 없는 香氣가 온몸을 덮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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