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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상속 / 조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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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8회 작성일 22-07-16 16:35

본문

불안한 상속 / 조창규

 


    초승달은 지구의 공전이 깎아 놓은 손톱

 

    할아버지는 매해 굴속에서 자식들을 낳았다 / 그의 핏줄을 따라 가계의 불행은 대물림되었다 / 갑상선암이나 탈모 같은 불안한 의혹들이 / 쑥쑥, 나의 안쪽에서 자란다

 

    볼록한 허물은 누군가 잠시 머물다간 집 / 나는 긴 장화 속에 새알을 숨기고 입구를 나뭇가지로 덮어 놓는다 / 알 속에 구겨진 부리는 바깥을 여는 열쇠 / 아비의 출신은 자식에겐 신분증이었다

 

    지구에도 이상한 상속이 있다 / 붉은 사막에 내리는 하얀 폭설 / 가 끊기지 않는 지진, 전쟁 / 떠도는 계절의 종자들은 어느 기후의 혈통을 잇고 있다

 

    아프리카의 겨울이 추울까, 시베리아의 여름이 더울까 / 나는 지구의 공전 방향과 반대로 도는 사람 / 죽은 할아버지는 내게 땅꾼인 아버지를 물려주었다

 

    부어오른 목에서 부화한 새의 울음 / 1월에 낙엽이 지는 적도의 나무들 / 깨진 유리창을 X자 청테이프가 붙들고 있는데,

 

​   알 껍질만 버려져 있는 불안한 그늘 / 삐-, 나는 손가락 휘파람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뱀들을 불러 모은다

 

   얼띤感想文

    촌에 어머님 뵈러 잠깐 가려는데 동인 단톡, 先生께서 한 수 올렸다. 신춘문예新春文藝 당선작當選作인 거로 보인다. 사실, 처음 읽었을 때, 크게 감은 안 왔지만 느낌은 있었다. 그리고 촌에 어머님을 위해 뭔가를 싣고 출발하기 전 다시 한번 더 읽어보았다. 뒷벽 어둠이 마치 안개처럼 빠져나가는 저 어휘()들 아! 엊저녁 운동하면서 로드킬 당한 뱀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는 행이 몇 개나 더 되지만 연 단위로 묶었다. 타자하기 편하고 읽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의 전반적全般的內容言語의 진화론적進化論的 관점觀點이다. 를 얘기하기 앞서 다 읽은 다음의 느낌은 우리의 민족이 떠올랐다. 우리는 동이족東夷族이다. 활을 잘 쏘는 민족, 사실 동이족은 중국 북경 인근 지역까지 분포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범위가 넓다. 우랄 알타이어족 하지만, 정치와 정권의 다툼에서 밀려난 한 계파의 흐름을 볼 수 있음이다.

    20여 년 전이었다. 어느 카페 장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우리는 13(1명의 석 씨 3명의 박 씨)에 귀결된다는 뭐 그런 이상한 말이었다. 족보다. 카페, 커피를 배우고 창업한 지금의 현 세대는 모두 13박 아래라는 얘기다. 이중 박이추 선생만 나는 안다. 강원도 어딘가 보헤미안 카페를 지금도 운영 중임을 말이다.

    위 文學의 한 계파系派를 논하는 거로 마치 듣긴다. 그리고 이를 넘어 자주적自主的이고 독자적獨自的인 길을, 더나가 독보적獨步的인 어떤 독립적獨立的 체계體系를 이루어야 한다는 말로 말이다. 그 어떤 세계에도 경전 같은 말씀이다. 를 보면 이렇다.

    초승달은 지구의 공전이 깎아 놓은 손톱,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달은 늘 이상향으로 비유의 존재였다. 초승달만 보더라도 마치 누가 깎아 놓은 손톱처럼 보인다. 그런데 지구의 공전이 깎은 것, 여기서 지구는 지구地球가 아니라 지구地區. 어느 한 계파를 논하는 쪽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낫다.하지만, 달은 완벽한 달이 아니라 손톱처럼 생겼다. 뭔가 이상하다. 불완전한 문학의 세계를 대변한다.

    詩 두 번째 단락을 보면, 할아버지는 매해 굴속에서 자식들을 낳았고 그의 핏줄을 따라 가계의 불행은 대물림되었고 갑상선암이나 탈모 같은 불안한 의혹 이것들이 나의 안쪽에서도 자랐다는 내용, 선생의 선생은 할아버지다. 지금의 문학 세계는 바다 한가운데, 아버지는 연안 어디쯤 다시 말해 할아버지 즉 소월이 놀던 시절은 해안가였다.

    한때 모 선생 밑에서 수학한 적 있었는데 역시 할아버지 세대, 는 마치 박목월 선생의 나그네 인양 축약적인 어떤 를 논하셨다. 물론 그 선생의 말씀은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世上은 이미 긴 뱀보다 더 긴 어떤 지네(다족류)와 개미(깨알)의 끝없는 행렬 같은 것 그런 융합물融合物의 시대時代에 와 있다는 것을, 時代相 말이다.

    이러한 時代詩人은 긴 장화 속에 세알을 숨기고 입구를 나뭇가지로 덮어 놓는다. 여기서 장화는 긴 얘기를 치환한 詩語새알은 詩人이 쓴 를 제유提喩한 것이다. 알 속에 구겨진 부리는 바깥을 여는 열쇠, 구겨진 부리는 벌써 잉태한 지만 꾹꾹 참았던 시절, 아비의 출신은 자식에겐 신분증이었다. 가령 너 누구한테 배웠어, 선생은 누구야 아 그 선생. 대단한 분이시지 음 그러면 인증받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는 말

    지구에도 이상한 상속이 있다. 그러니까 계파系派를 들여다봐도 파마다 가르침은 다름이 있다는 말 가령, 붉은 사막에 내리는 하얀 폭설 가 끊기지 않는 지진, 전쟁 이러한 비유는 인식認識이다. 떠도는 계절의 종자들은 어느 기후의 혈통을 잇고 있다. 말하자면, 계간지라든가 월간지 뭐 이런 것들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비난과 비평, 욕설과 전쟁, 그리고 갈라짐, 월간지와 계간지에 실린 시들이다. 

    정말 개성이 강한 것들은 아예 이러한 것을 차리기도 한다. 나는 그러한 무리들을 보기도 했다. 모 시인과 모 시인의 결탁 돈이 없으니까 또 누구를 끼고돌다가 결국, 잠잠하게 죽은 것들 참 의욕은 강했다. 그러나 문학이 어데 동네 대자보냐? 웃기는 것들.

    아프리카의 겨울이 추울까, 시베리아의 여름이 더울까, 의 부자연스러움을 얘기한다. 그러니까 썩은 문학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아프리카는 더워야 맞는 말이고 추워도 꽤 춥지 않은 게 아프리카다. 시베리아는 추워야 맞고 덥더라도 꽤 덥지 않은 날씨다. 다시 말하면 시조時調時調고 시.

    詩人은 지구의 공전 방향과 반대로 돈다. 즉 나는 독보적獨步的이며 나의 世界를 구축驅逐하겠다 뭐 이런 말이다. 죽은 할아버지는 내게 땅꾼(글꾼)인 선생을 물려주셨지만 말이다. 그 어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만의 세계, 나의 세상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은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며 그 존재를 만방에 알릴 수 있는 본인의 글쓰기가 우선이다. 등단이 뭔 대수냐, 책 한 권 못 내고 죽는 것들이 얼마나 많으냐 말이다.

    詩人은 결국 그 울화통에 목이 부어오르고 새의 울음은 1월에 낙엽이 지듯 적도適度 알맞은 정도, 즉 적정한 기술을 쌓았다 싶어 끝끝내 참고 참았던 그 울음 말하자면 깨진 유리창을 X자를 붙여가며 청테이프로 붙들고, 말이다.

    드디어 이 를 발표發表했음을 이제는 휘파람 불며 하늘을 본다. 기지개 켠다. ! 나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말이다. 할아버지는 가라, 아버지도 물러가라, 이제는 우리의 시대라는 것을 만방에 표하며 나는 꿋꿋하게 걸어가겠다 뭐 이런 말이다.

    잘 감상했다. 엄 선생께 고마움을 표한다. 모처럼 괜찮은 시를 만난 것 같아 속이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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