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과 공간 / 조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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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회 작성일 22-07-16 22:37본문
면적과 공간 / 조말선
연못의 주위를 빙 둘러가다가 우리처럼 원을 그리게 되었다
저렇게 걷고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하고 너하고 또 너하고 이어보면 생기는 개념이었다
둥근 가시연을 따라 하듯이 둥글게 연못을 돌면 돌수록 우리는 가운데가 텅 빈 관계가 되어갔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드러나지 않아서 모두 포함하였다
연못의 가장자리부터 커다란 가시연들이 원을 그리며 수면을 포위해가고 있었다
동시에 여러 방울의 핏방울이 번져나가듯이 겹쳐지면 겹쳐지는 대로 혼자서는 어디서 그만둘지를 모르겠는지 지름이 점점 거대해지고 있었다
거대해진다는 것은 목소리와 상관없이 연못이 거의 다 됐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언젠가는 연못의 목이 조여들고 말리라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가운데에서 시작하는 것과 가장자리에서 시작하는 것 중 어느 하나에 대한 개념이기도 했다
얼띤感想文
詩를 읽을 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거저 詩題 속에 휘말려 버릴 때가 있다. 면적과 공간, 면적과 공간에 대한 또 다른 개념이 있었나 하며 엉뚱한 생각을 하게 한다. 사실,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 같아도 또 그에 맞게 또는 맞추려고 억지로 끼워 틀며 붙였다가 이게 아닌가 보다 하며 다시 자리를 비틀어 앉기까지, 그 면적은 점점 커가고 그 공간은 점점 거대해지고 만다. 무엇이 내 면적과 공간을 다 차지하고 말았던가! 그 사건 말이다.
왜 나는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는데 법정에 서야 하고 왜 그에 대한 변론을 해야 했단 말인가! 그 젊은 친구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연못에 돌멩이 하나 툭 던진 것처럼 詩는 왔다. 그러니까, 詩는
연못의 주위를 빙 두르다가 우리처럼 원을 그렸다. 여기서 우리, 어떤 구속력拘束力을 대변한 詩語다. 연못은 실체의 세계다. 물론 뒤에 나오는 가시연도 말이다. 연못의 부속물이니까,
저렇게 걷고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하고 너하고 또 너하고 이어 보면 생기는 개념이었다, 꼭 무슨 개념이 있는 것처럼 진술을 해놓았지만,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무의미無意味한 世界며 어떤 실체實體가 드러나지 않은 관점觀點의 世界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모르겠다는 말이다. 詩는 그렇게 왔다.
둥근 가시연을 따라 하듯이 둥글게 연못을 돌면 돌수록 우리는 가운데가 텅 빈 관계가 되어갔다, 가시연은 연못에 존재하는 하나의 물체다. 詩로 보면 詩語 하나에 해당하는 존재다. 그 詩語 하나를 두고 연못을 돌면 돌수록 詩를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는 가운데가 텅 빈 관계, 즉 파장은 멀어져 갔다. 가슴의 연못에 돌을 던지면 너울이 점점 멀어져 가듯이,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드러나지 않아서 모두 포함하였다. 그러니까 네가 먼저 나를 읽었는지 아니면 내가 너를 읽었는지 모르는 것처럼 포함, 끼워 넣는 일을 했다. 함수관계函數關係를 맞춰보는 일이다.
연못의 가장자리부터 커다란 가시연들이 원을 그리며 수면을 포위해가고 있었다, 詩의 實體가 점점 드러나는 순간이다. 하나의 詩語가 깨지고 이것의 둘레와 면적 그리고 공간이 점점 확대한 배경이 드러나는 것이다. 수면이 보인다는 얘기다.
동시에 여러 방울의 핏방울이 번져나가듯이 겹쳐지면 겹쳐지는 대로 혼자서는 어디서 그만둘지를 모르겠는지 지름이 점점 거대해지고 있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지름이 점점 거대해진다는 말, 너와 나가 합쳐지기 시작하면 詩에서는 점점 멀어지게 되는 일이다. 이것을 읽는 독자는 너(詩)를 버릴 때가 가까워지는 것이 되니까 말이다. 만약 다 읽고 이해하고 버렸다면 그 지름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즉 무한대無限大다.
가운데에서 시작하는 것과 가장자리에서 시작하는 것 중 어느 하나에 대한 개념이기도 했다. 가운데서 퍼져나가는 일과 가장자리에서 퍼져나가는 일 그 어느 것이든 진동과 파장은 마찬가지다. 詩를 연못이라 볼 때 그러니까 연못이 연못이 아니라 그 어떤 인공적 구조물인 연못 사실 숟가락이나 망치 혹은 드라이브나 가방 등 시적 장치로 쓸만한 소재는 많다. 그 중심中心에서 독자讀者로 讀者에서 中心으로 오는 반향反響을 정의定義한다.
잘 感想했다.
亦是 조말선 詩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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