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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귀 / 고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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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8회 작성일 22-07-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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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재

 


지금 나는 가문비나무처럼 조용한 카페, 나뭇잎 사이로 새들이 부리를 내민다 내 뒤에는 머리 긴 여자 농인이 손짓으로 영상 통화를 한다 뒤돌아보지 않는 것이 예의인 줄 안다 세상 모든 이야기가 안 들리는 척, 나는 사랑하는 여자의 시집을 읽는다 조용한 여자의 그림자가 내 책에 닿는다 시 속에서 여자는 나무를 끌어안는다 말없는 여자가 말을 하다 손으로 놓친 새, 그 새가 행간을 바람처럼 스친다 시 속의 여자도 그 새를 올려다본다 시를 읽는데 목이 마르다 나는 비킨다 두 여자가 시와 그림자로 만난다 여자가 손바닥을 펼치자 잎이 뻗는다 시 속의 여자가 손끝으로 나무를 읽는다 아름다운 영혼은 새를 닮아서 길고 매끈한 손을 가지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손으로 가문비나무 아래에 서서 새 그림자를 만들면 귀가 퍼래질 거야 눈이 시리다 나무 사이로 하늘이 샌다 여자들이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가끔 손등과 손바닥이 진흙처럼 첨벅대는 소리가 들린다 그건 내 애인이 허벅지를 철썩 치고 웃는 소리 같다 웃음소리는 듣지 않아도 푸르다

 

   얼띤感想文

    지금 나는 전화기를 잡으며 운동한다 강둑을 걸으며 저 아래 낚시꾼을 보면서 그러나 조용히 지나간다 혹여나 방해하지는 않았나 해서 앞만 보고 간다 세상의 모든 물고기가 흐른다 나는 사랑하는 전화기의 목소리를 읽는다 어머니의 그림자가 벌써 내 귀에 와닿고 점점 가까워 오는 어떤 아주머니가 보인다 슬쩍 곁눈질로 보며 뛴다 어머니는 동사에 무슨 서러운 일 있었는지 칼칼한 목소리로 전화기를 붙잡고 계신다 좁은 길 더욱 좁은 듯 스쳐 지나간다 개 두 마리 끌고 나온 아저씨도 보인다 개 두 마리가 나를 매우 반긴다 어머니는 내일의 기약이 없다 머리를 쓰다듬어 보고 싶지만, 그냥 스친다 내 껏과 내 사는데 와 그캐샀노 아저씨도 불편한 기색으로 목줄을 자기 쪽으로 더 잡아당긴다 동사 가 앉으니까 수박 한쪼가리씩 쪼개 먹더라꼬 나는 좀 더 떨어져 지나간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지금 전화기를 잡으며 운동한다 건강이 최고야 아아째 어여 들어가라 나는 지금 전화기를 끊고 운동을 마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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