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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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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수학자 누(Nu) 7 / 함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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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회 작성일 22-07-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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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누(Nu) 7 / 함기석

 


    항아리에서 귀가 수련처럼 자란다 실뿌리가 희다 나비가 다가오면 무서워하는 꽃을 피우다가 누가 다가오면 어린 창녀처럼 뒤돌아 앉아 시든다

    폐를 도려낸 집, 갈라진 벽을 따라 빛이 예각으로 누수되고 있다 모든 소리와 색깔과 눈물을 흡수하는 삼각형 집, 나무는 없고 나무 그림자 혼자 물속을 거니는

    모든 모서리가 직각으로 꺾인 무채색 정원, 나비들은 나풀나풀 피살된 노부부 곁을 날고 귀 잃은 얼굴로 정오가 정원을 배회하며 망각되고 있다

    덩굴장미 담을 따라 늘어선 해바라기 전경들, 오월의 정원에서 하늘은 지렁이처럼 몸을 비틀며 마르는데 귀가하지 못한 귀가 하나 항아리에서 수련처럼 떨고

    갈라진 벽 속으로 은폐도니 비명이 둔각으로 흡수되고 있다 터질 듯 또 몽우리를 맺는 귀, 무서운 꽃을 피우다가 누가 다가오면 무서워하며 시든다

 

   얼띤感想文

    이 아침 날 저 마름에 마음눈 저버리고 두멍에서 벋디뎌 있으니 칡처럼 실뿌리만 돋는다 달장을 태우며 걸었던 방구리도 어데 쓸데없는 눈 같다 마룻대가 삐딱한 그 그늘에 앉아, 지게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좀 있으면 겨울 산에 가겠다 덩굴장미가 가르쳐 준 방향 그 캄캄한 산으로 도로를 보고 귀신을 한 잔 마셔야겠다 그리고,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담배와 가방이 들어왔는지 확인해야겠다 어리석은 대화는 접어두고 초연으로 초연을 생각하며 수련꽃 핀 장면을 떠올려보는 것도 괜찮겠다 계단은 겨울 산의 냉기를 물어오겠지 나는 괜찮다고 대답해야겠다 담장 위 올려놓은 동이에 달 조각을 하나씩 꺼내 먹으며 닿지 않는 손을 어렴풋이 잡으려고 가물거린다 두부를 먹으면 틈새를 찢어놓고 백모 산에 오를 수 있는 것인가? 겨울에 악기만 떠오르고 눈 덮인 산은 밤을 보낸다 검은 연못에 돌 던지며 너울 쳐 오는 저 물결 위 낙엽 한 장에 이것이 마지막 여름이 아니었으면 겨울의 시신을 안개에 걸어놓고 다만 입술을 깨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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