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 있어, 룩셈부르크를 찾아가 / 박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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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1회 작성일 22-07-21 20:29본문
날 수 있어, 룩셈부르크를 찾아가 / 박상수
미안, 병에 걸렸여 어제는 외래인 대기실에 앉아 꾸벅 졸다가 돌아왔고 내일은 알 수 없지만 모레도 마찬가지일 거야, 난 그저 19세기식 백과사전을 펼쳐놓고 물었던 것뿐인데, 선생님이 말해주었어, 얘, 그런 병은 없는 거고 그래서 모두 너를 미워하는 거야, 넌 내가 마스크를 한 채 모자를 눌러쓰고 지나가는 걸 본 적이 있지? 난 그저 너를 좋아하는 것뿐인데, 이제 난 말도 못하고 들을 수도 없어, 냉장고에 넣어둔 시계는 잘 돌아가고 있겠지 뱃속이 바람으로 가득차 멍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 너 같은 거, 편의점에 가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난 죽음을 기다리며 행복하게 사는 소녀처럼 한 번도 대기실을 지나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본 적도 없고, 미안, 이제 마지막 남은 오른쪽 눈마저 퇴화를 시작했어, 난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도 너에게 주지 못했는데, 정말 룩셈부르크병에 걸린 걸까?
얼띤感想文
오늘은 22년 7월 21일,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저녁답에 먹구름이 자욱하게 끼었다. 건 빗물에 담보를 걸었던 무청 하나가 병원에 간 일 있다. 맨 얼굴이었다. 오후 시간 괜찮으면 만나기로 했었는데 여간 시간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아들과 딸도 내려와 있어 느지막이 사진 한 장 뜬다.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오후, 기획사의 일이다. 뇌 기능을 보완한다는 어떤 수련회였다. 남자가 들어도 무거운 끈 묶음 두 낱과 붙임 게 몇 장 전단 한 오쿰 배송했다. 자주 다니는 골목이었다. 이 골목에 어느 자락 늘 다니는 횟집이 있었는데 몇 달 문 닫힌 모습을 보았다. 오늘 보니까 문이 열려 있었다. 장사 또 시작하나 보다.
저녁에 운동 나가려고 했다. 하늘에 먹구름이 자욱하다. 어머님께 안부 전화드렸다.
詩는 편안便安하게 읽힌다. 괜찮은 비유比喩 한 문장 든다면 ‘냉장고에 넣어둔 시계는 잘 돌아가고 있겠지’ 冷藏庫에 넣어도 時間은 돌아갈 것이다. 굳은 時計도 굳은 時計의 시간도 굳은 時計의 바깥도 바람은 늘 불기 마련이고 룩셈부르크는 다만 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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