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바깥에 또 문이 /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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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2-07-23 22:00본문
문 바깥에 또 문이 / 문태준
구멍이 구멍을 밀고 가는 걸 보여주는 한 마리 게
내 눈 속의 개펄을 질퍽질퍽하게 건너간다
진흙 수렁을 벗어나도 바깥에 진흙 수렁이 있고
門을 벗어나도 門 바깥에 門이 또 있다
돌집 하나 없이 우리는 門의 안과 밖에서 살아갈 것이다
붉은 집,
축축한 노을이 우리가 머물 마지막 집이 될 것이다
얼띤感想文
우리가 사는 世上은 모두 구멍이다. 이 구멍에서 빠져나가려는 門과 어쩌다가 들어선 門이 거닐기도 힘든 진흙 같은 세상이며 이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쓴 한때의 수렁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여기에 단단한 방어책이라면 돌집 하나 만드는 것 그러나 어느 때나 할 것 없이 그건 그때의 事情이었다. 그것이 어쩌다 힘 쏟는 철책이었다면 한 순간이었고 또 時代에 맞는 哲學을 세우고 이에 맞는 운동運動뿐이었다. 運動은 그러면 쉬웠던가! 그 어떤 일이든 기초를 닦고 나가야 한다는 사실, 수많은 시행착오試行錯誤의 그 끝은 역시 노을에 젖은 이 앙금鴦衾 같은 돌집이 아니었을까!
몸은 다 으스러지고 정신은 또 맑아서 축축 걷는 노을임을
그나저나 門이 참 좋다. 무엇을 밀고 나간다는 의미 말이다. 그곳이 지옥이든 천당이든 무언가 설레게 한다. 文이 門 같고 門이 문(moon) 같다. 하여튼 어느 문이든 질펀하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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