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이나 물은 셀프다 / 박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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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회 작성일 22-07-24 11:27본문
산은 산이나 물은 셀프다 / 박이화
이건 농담이지만 춤 중에는 우선멈춤도 있고 엉거주춤도 있다는데 각설하고, 어떤 춤꾼도 춤만으론 살 수 없어 주춤주춤 고픈 배 채우러 들르는 간이식당, 그 한쪽 벽면엔 낡은 선풍기 한 대 온종일 허공을 껴안고 슬로우 슬로우로 돌아가고 그 맞은편엔 특선 점심 메뉴표가 바람 앞에 치맛자락 펄럭이듯 펄럭이고 있다. 거기 가라사대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돼지는 죽어 위대한 순댓국을 남긴다나? 나 오늘 저 불멸의 말씀 한술에 더 이상 배고프지 않나니, 먹지 않아도 배부르나니, 그런데 한 술 더 떠 저 늙은 식당 여자, 허름한 불빛 아래 산전수전 다 겪은 뻐드렁한 얼굴로 여자 팔자 뒤웅박팔자라는 듯 제 팔자 뒤집듯 누런 호박전 히떡 잘도 뒤집는 여자, 산은 산이나 물은 셀프란다. 나무관셈! 선승은 첩첩골골 기암절벽 천년 암자에 있지 않고 이 속세 지하 무도장 한 켠 간이식당에 계셨고녀!
얼띤感想文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성철 스님의 高明한 말씀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문을 밀치면 산은 절로 보이고 절벽이 저리 높은데 강에 이르는 일로 보면 참 아득한 세상, 자고 일어나면 솟은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닐 터 모두 해결하며 하루를 보내는 현대인, 산은 산이나 물은 셀프다. 그래도 범사凡事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겠지. 누가 대신해야 할 일도 아닌, 무언가 처리할 수 있는 고뇌까지 있다는 건 아직 살아있음이라는 첩첩골골 기암절벽 천년 암자 시골에서 여전히 무도장 같은 한 켠 마당을 지우며 들여다본 간이식당 그 문 한 짝이었다.
詩 잘 感想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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