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나무 / 최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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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2-07-25 21:27본문
호두나무 / 최승철
종이 위에서 나무가 자란다 아침은 내가 없던 사이에 그 자리를 찾아왔다 호두나무 속으로 들어가 잠들고 싶었다 태양의 둥근 열매, 안으로 들어갈수록 빛나는 중심, 눈동자 가득 나이테 긋는다 실핏줄로 내리는 햇빛들, 나뭇가지마다 또아리 틀어 우듬지를 향한다 왜 무의식은 구체(球體)를 닮아 있ᅌᅳᆯ까 마을 초입에 매달려 있던 호두알들 뇌(腦)의 형상으로 세월을 뭉친다 장시간 통화에 귓불 뜨겁다 뿌리부터 억세게 밀어 올렸을 수액을 생각하자 어머니라는 이름이 무덤 속에서 아득하다 걸어서 아팠는지 아파서 걸었는지 끊임없이 둥근 것을 만지고 싶어 햇빛 속을 걷는다 원점(圓點)의 안테나 세워 문자 메시지를 띄운다 지상 위로 가지를 틀고 있는 호두나무, 꿈꾸듯 둥근 하늘을 어루만진다 지구 하나를 주먹 속에 동그렇게 말아 쥔다 잠들고 싶은 자리마다 빈 호두가 열린다 종이 위에서 자란다
얼띤感想文
詩가 입체적立體的이다. 마치 종이 위에 호두나무 한 그루 살아 숨 쉬는 듯하다. 호두나무가 맺은 열매 호두는 詩題 호두나무다. 太陽의 둥근 열매다. 여기서 太陽은 詩의 客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빛나는 中心은 詩의 內部며 눈동자 가득 나이테 긋는 길은 詩 認識의 길이다. 太陽이 詩의 客體로 햇빛은 그 分身, 우듬지 향한 無意識은 마치 공처럼 던졌다가 공처럼 튕겨오는 反響의 거리, 그 溫度를 가름한다. 腦처럼 생긴 호두알 하나 낚는 心象은 그리 쉬운 일 아님을 마치 나무로 比喩한 이 詩에서 수액을 걷어 올리며 나(호두나무)를 낳은 저 어머니의 손길에서 햇볕 같은 感動의 瞬間임을 지금 맛보고 있다. 까만 호두가 종이 위에서 순간 다 자랐다.
오늘은 22年 7月 25日 月曜日이다. 이른 아침 어머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아주 슬픈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회사 출근했다가 몇 장의 보장분석과 상품설명서 두 권 출력해서 곧장 나왔다. 촌에 잠시 들러 어머님이 해주신 밥을 먹고 한두 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다가 왔다. 오후, 기획사에 들러 줄곧 있었다. 시 몇 편 읽고 감상문 몇 편 쓰고, 참 오전에 상담이 하나 있었는데 어머님 일로 지나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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