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장 / 송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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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회 작성일 22-07-26 22:52본문
구름장 / 송재학
낮달이 구름 속에서 머리 내밀 때마다 궁금한 배후, 씻긴 뼈 같은, 해서체 삐침 같은, 벼린 낫의 날 같은, 탁본 흉터 같은 것이 새털구름을 징검징검 뛰어 눈 속을 후비고 들어왔을 때, 낮달과 내 눈동자의 뒤쪽까지 궁금하다 풍장은 신열 앓는 구름 속 잡사이거니 했기에 아주 맑은 정강이뼈 한 줌이 자꾸 풍화되는 것이라 믿었다 그래도 낮달과 눈동자의 뒤를 하염없이 따라가고 싶었다 너무 시리거나 너무 여리기에 바람벽에 못질하여 걸 수 없으니 내 눈 속을 비집고 들어온 낮달이다 봄부터 시름시름 앓는 내 백내장의 침식(侵蝕)을 돕던 낮달 조각은 다시 구름 걷힌 서쪽 하늘 전체를 차지해 해말간 몸을 씻어내고 있다 저게 맑은 눈물의 일이거니 했다
얼띤感想文
詩人 송재학의 詩는 읽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여기서 낮달은 이상향理想鄕이다. 완벽完璧한 세계관世界觀이다. 구름은 흐릿한 관념觀念을 대변하며 구름과 유사한 관념들이 이 詩 속에는 여러 詩語로 出現한다. 가령, 배후, 씻긴 뼈 같은, 해서체 삐침 같은, 벼린 낫의 날 같은, 탁본 흉터 같은 것 더 나아가 새털구름, 그리고 이를 변용의 매개체로 풍장과 신열, 풍화와 바람벽까지 이를 거쳐 눈물로 이어진다. 눈물 한 방울을 남기기 위한 그 節次였다.
간단히 풀어보면, 詩를 보고 있자니 그 배후가 궁금하고 궁금한 일로 해서 내 마음까지 다 씻긴 뼛조각 하나를 얻게 되니 이는 그 詩를 오랫동안 보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저게 저렇게 돌아가는 일이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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