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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문장의 변천사 / 최승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5회 작성일 22-07-27 07:14

본문

문장의 변천사 / 최승철

 


그림자가 가지를 뻗는다 / 낡은 임대 아파트의 벽면을 쓰다듬는다 / 꿈틀거리는 나뭇가지마다 더듬이가 맺혀 / 그녀의 방을 향해 잠입해 들어간다 / 그림자는 액자와 달력 위로 뻗는다 / 형광등 빛을 채밀(採蜜)하기 위해 벽면을 핥는다 / 가만히 편광 사이로 그녀가 손을 내밀자 / 다른 벽지 위로 달아나 앉는다 / 환부를 도려내는 의사처럼 / 붉은 등을 단 경찰차가 도심으로 달려간다 / 취한 사내들이 거리를 가로질러 간다 / 고함을 지르며 쓰러진다 / 그림자는 실체보다 더 깊게 쓰러져 / 자신의 내부를 검게 태운다 / 잔바람에 그녀는 그림자의 근육을 주시한다 / 그녀의 상체가 그림자의 나뭇잎들을 잡으려 하자 / 투둑, 몸 전체가 밑으로 쏠리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 그림자의 뼈마디가 뒤틀려 / 침대 스프링이 한 칸 더 낮게 내려앉는다 / 그녀의 없는 다리가 허공을 향해 나간다 / 울컥. 부딪쳐 신음 소리 나는 곳마다 / 그녀의 비틀어진 입술에서 / 그림자가 난다 // 나를 한번 비워 내기가 이토록 힘이 들었다

 

   얼띤感想文

    하나의 말놀이다. 어쩌면 쓰기가 이렇게 간단명료簡單明瞭할 수도 있다는 좋은 본보기다. 그림자와 그녀와 관계 속에서 얘기는 전개한다. 즉 그녀는 그 그림자()를 읽는 과정을 묘사한다. 이를 역으로 그림자가 主體로 그녀는 客體.

    중간에 환부를 도려내는 의사나 붉은 등을 단 경찰차가 도심으로 달려가는 것 그리고 취한 사내들이 거리를 가로질러 가고 고함까지 지르는 일은 인식認識의 부재不在환부患部를 시해詩解(尸解)하는 節次 즉 읽는 과정을 잘 묘사描寫한 장면이다.

    이 에서 옥에 티를 얘기하자면, ‘신음 소리 나는 곳마다이를 신음이 이는 곳마다로 했으면 어떨까 싶다. 우리말은 다량의 한자가 많이 들어가 있어 중복적인 데가 어디 한두 군데일 까만, 물론 詩的 허용許容이라는 것도 있다. 떨어지는 낙엽, 전단지, 등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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