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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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회 작성일 22-07-28 10:28본문
밤 / 신용목
밤은 총소리를 얇게 펴놓은 것 같다. 먼 나라 한 발 총성이 지평선을 따라 밀리고 밀려서 여기 고요로 도착할 때
대장장이가 탕탕 붉은 쇠를 두드리고 다시 차가운 물속에 담갔을 때, 흰 연기를 지피며
단단하게 굳어버린 것 같은
어둠 속에서
어느 처음의 물속에 지지지직, 식는 소리를 숨겨놓았을 것 같은 어둠 속에서
나는 자꾸만 누군가 첨벙이며 침묵 속으로 뛰어드는 소리를 듣고 있다
얼띤感想文
나는 시집을 열어 총소리 같은 저 글자를 먹고 있다. 시 한 수 한 수 읽을 때마다 드나드는 감정의 기폭들 무거운 맘이 고요로 내려앉는다.
장인이 쇠를 두드리고 단련하듯이 두드린 그 쇠를 차가운 물에 넣었다 뺐다 하는 담금질에서 저 피어오르는 흰 연기를 볼 때 이제 이 쇠는 단단하게 되었을 거라는 그 어둠 같은 믿음
어느 처음의 시를 읽고 저렇게 식었을 것 같은 무슨 소리가 있는 건 아니냐는 등 그 어둠을 읽고
나는 여전히 물의 세계에 진입하려는 그 누군가의 자맥질을 보며 그 비명까지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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