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 / 송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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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회 작성일 22-07-29 17:10본문
지하실 / 송재학
지하실 문을 잠글 때 잠시 머뭇거린다 양치식물을 가두어버린 후회가 있다 신발 속 짓무른 애벌레도 꿈틀거렸다 불을 끄고 지하실에 잠시 서서 메아리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짐작한다 지하실의 지하실을 상상하는 것처럼 예의 고동과 맥박의 감정이 모태이다 원경도 근경도 사라지는 어둠이다 어둠과 지하실은 서로를 빌린다 서로의 활주로가 생기는 것이다 별자리가 깜깜한 세상을 필요로 했다면, 지하실 천장에 푸른곰팡이가 번진 항로 또한 간절했지만 아직 내 지하실의 별은 돋아난 적이 없다 빛이거나 소리의 틈새가 있기 때문이다 경첩 소리가 요란하지만 감정이 새어 나오는 지하실이다 계단까지 따라와서 손가락질하는 어둠이다
얼띤感想文
여기서 詩를 提喩하는 詩語 그러니까 詩 主體格이다. 굳이 고른다면 지하실, 양치식물, 신발, 메아리, 예의 고동과 맥박의 감정, 별자리, 별을 고를 수 있겠다. 그러면 시의 객체 그 반대쪽 상황은 애벌레나 어둠 그리고 푸른곰팡이다.
=詩를 쓰고 한 권 제대로 묶을 때 잠시 머뭇거리오. 詩를 써놓고 후회한 일 신발 속 살갗이 헌 애벌레도 꿈틀거리는 법이오만, 불 끄고 詩에 그 반향을 느끼면 어떻게 詩가 써지는지 짐작하오. 詩를 읽는 詩人을 상상하는 것처럼 말이오. 단단한 피의 순환 같은 것 그리고 그 숨소리의 근간 아니겠소. 가까운 곳도 먼 곳도 없는 무식쟁이오 모르는 것과 또 詩를 아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오. 서로의 활주로滑走路가 생기는 것이오. 詩가 깜깜한 世上을 대변한 것이라면 詩를 읽는 學生이 저 푸름의 별자리로 가고자 하는 마음 간절하지만 내 詩에서 돋아난 詩人은 아직 없소 그것이 詩거나 소리의 틈새가 있어 그런가 모르겠소만 다만 여닫는 이 많아 感情만 새 나오는 나의 詩였소 詩集을 낼 때마다 자꾸 듣는 군소리뿐이오=
양치식물이란 시어를 보자. 양치질의 그 양치다. 식물도 심을 식자에 주의해서 보아야겠다. 예의도 생각해 볼만한 詩語다. 예의의 禮儀가 아니라 예의 주시하다의 그 예의銳意다. 단단히 하는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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