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창고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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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회 작성일 22-07-29 18:32본문
소금창고 / 박서영
이 창고에 매화꽃 핀 이유가 있어요 매일매일 온도가 높은 불을 켜놓았는데 불은 한 번도 꺼진 적 없고 눈물은 달고 짠 핏물의 운명 곁으로 흘러갔으니 오래된 꽃무늬 은장도의 날을 빛나게 하는 건 얼어붙은 눈물이 분명하지요 나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유적지를 알고 있어요 창고 안에 소금꽃일까, 매화꽃일까 차갑게 끓어오르는 것에는 꽃이 펴요 봄은 칼집을 열 듯 오고 심장에 맺힌 걸 보여줘요 당신이 날씨의 영향으로 나를 껴안고 강렬한 슬픔을 입김으로 불어넣어준 날에 빛나는 은장도를 갖게 되었지요 결국 내가 나를 찌르고 피 묻은 은장도를 숨겨야 했던 곳 흰 시간 속에는 아무도 모르게 배달된 휘파람새 한 마리도 파묻혀 있어요 나는 그곳에서 매일 홀짝홀짝 울면서 울음의 성지(聖地)를 지키고 있어요 소금무덤 말이예요 매화꽃 말이예요 휘파람새도 자신의 노래비를 증오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해해요, 다 옛날 일이잖아요
얼띤感想文
詩集 속에 한 편의 詩로서 어떤 反省의 장을 마련했다. 詩集 한 권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意味일까? 물론 직업적職業的으로 써 내려가는 詩人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이는 자아성찰自我省察의 이미지로 또 어떤 이는 내성불구內省不疚의 마음으로 한 권 엮을 것이다. 그 매화꽃, 봄날
끈적끈적한 여름을 보내며 봄을 본다. 피 묻은 은장도銀粧刀가 되지 않기 위해서 어쩌면 심장에 맺힌 걸 매화꽃처럼 은유적隱喩的으로 표현할 길을 말이다. 그건 하나의 聖地다. 완벽한 변론이며 휘파람이며 소금무덤이 아닐까!
정말 애가 타 곡소리 넘어갈 때에는 글발이 오르는 법이다. 너와 나 온도가 맞아 들어가면 詩를 읽다가도 숨소리가 멎고 저 먼 유적지 하나에 기거한 칼집 속 칼이 오른다. 강렬한 슬픔 같은 것 오래된 꽃무늬 그 銀粧刀의 숨결로 나 당신 얼매나 사랑했는데 너는 그것밖에 못 하느냐며 울며 고개 떨구며 어깨를 부추겼단 말인가!
다 옛날이라며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봄은 다시 또 오고 오지 말아야 할 겨울은 다시 또 오는 것을 은장도 하나 곱게 빚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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