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식 / 성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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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회 작성일 22-07-30 16:05본문
성찬식 / 성동혁
아이스크림을 엎지른 게 너라면 / 철봉 위 친구들의 발을 허우적거리게 한 게 너라면 / 바구니와 별세계 사이에서 / 자두를 옮기고 있는 게 너라면 / 미리 신발끈을 묶고 있지는 말렴 / 저무는 가방 속에서 가정통신문을 빼 간 게 너라면 / 매일 아침 궁창까지 이어달리기를 하는 아이가 너라면 / 이제는 교실 밖에서 / 아무도 세우지 않은 벌을 서지는 말렴 / 담장에 매달려 목화를 뱉는 아이야 / 겨울은 네가 숨을 뱉는 만큼이겠지 금방이겠지 / 눈사람은 태어난 날에 가장 용감한 거겠지 / 의젓한 몽우리처럼 담장 밑에서 등을 말고 있는 건 / 엄마일까 누가 버려 놓은 타이어 같은 걸까 / 접시마다 수저를 올려놓고 도망가는 아이가 너라면 / 출석을 부를 때 창밖에서 소리치는 게 너라면 / 더 크게 대답하렴 / 옆 반의 천사 / 얼떨결에 서랍 안으로 날개 넣을 수 있게
얼띤感想文
詩人 성동혁의 詩다. 처음, 민음사에서 나온 詩集을 읽은 적 있다. 젊은 사람인 듯한데 詩를 참 잘 쓰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게 두 번째 시집인지는 모르겠다. 표지에 제목도 없고 책 질도 그렇게 좋지는 않다. 詩集 제목이 ‘아네모네’다.
성찬식은 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한 의식이지만, 여기서는 독자를 위한 시이니까 잘 차려놓은 음식으로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시 인식 부재가 너라면 너를 어떻게 이끌며 갈까 시집으로 인도하는 날개를 어떻게 하면 달아 줄 수 있을까, 시의 내용을 간단히 줄이자면 그렇다. 그러면 시의 묘사를 들여다보자.
아이스크림-문장 핥는 매개체로 쓴 詩語며 철봉-이미 굳은 세계관에 매달릴 수 있는 매개체며 바구니는 독자, 별세계는 詩人의 세계를 묘사한다. 자두는 자두自頭며, 신발끈은 新發끈이겠지, 구두와 구두약 구두끈이라 해도 무관하지만 여기서는 아무래도 학생의 처지로 읽혀야 하므로 신발끈,
저무는 가방은 시집을 제유한 문구며 가정통신문은 시를 제유한다. 아침 궁창은 시를 제유한 문구라면 이어달리기는 시 읽는 과정을 묘사한다. 교실은 시측 세계관을 대변했다면 벌은 시 인식 부재를 담장이 시와 경계를 논한다면 목화는 종이를 제유했다. 겨울과 눈사람, 엄마와 접시, 수저가 詩를 제유한 詩語라면 등은 종이를, 타이어는 詩 가까이 간 어떤 산물이겠다.
옆 반의 천사, 얼떨결에 서랍 안으로 날개 넣을 수 있게, 여기서 서랍은 시집을 제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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