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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러워도 괜찮아 / 김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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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5회 작성일 22-07-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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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러워도 괜찮아 / 김이듬

 


    요가원에 등록했다 인도에서 수련하고 온 선생은 정갈한 수도승 같은 인상이다 옴 샨티 낮고도 맑은 목소리가 좋다 눈을 감고 마음을 바라보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내겐 갖가지 생각이 떠오른다고 하자 차차 잡념을 버리게 될 거라며 웃는다 웃는 미간 사이에서 밝은 빛이 퍼져가는 듯하다

 

    며칠 후 지하철역에서 선생을 봤다 감색 요가복 대신 가죽점퍼에 청바지, 상투처럼 묶었던 머리칼을 풀어 내리고 있다 무언가에 짜증 난 표정이다 그저 그렇다 평범하고 너무나 평범한 행인이다 화장이 진해서인지 그 빛나던 밝은 빛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녀가 더 좋아진다

 

    명상 자세로 눈을 감는다 막대기를 내려놓는다 다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기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빨아 먹을 때는 언제나 맛있고 옴 옴 옴

    이 순간 훨씬 무성해지는 잡생각이 좋다

 

   얼띤感想文

    詩가 평이한 일상에서도 건져 올릴 수 있다는 점, 물론 그 일상에서 찾은 철학을 베베 꼬는 게 아니라 詩的 여운餘韻을 살릴 수 있는 글쓰기 역시 전문가의 손은 옴 막대기라는 것을 새삼 또 느낀다.

    詩를 읽지 못하면 이 속에서도 은연중에 말씀을 놓은 게 있지만, 샨티, 사안티, 싼티가 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옴 넌 괜찮은 놈이야 그래 대단해 뭐 이렇게 자화자찬自畵自讚 같은 게 있다. 속에서 한 말이다.

    詩는 총 3연으로 되어 있고 마지막 연은 행도 구분되어 있지만, 내용으로 보아 붙여도 괜찮아 모두 이었다. 1연은 인식認識에 대한 풀이해 놓은 말이다. 물론 日常 日記 같지만, 日記이면서도 에 대한 說明을 자연스럽게 진행한 것이다. 가령 요가원에 등록했고 시집을 샀거나 읽거나 정갈하며 옴 샨티, 마음을 바라보고, 갖가지 생각이 떠오르고, 잡념雜念을 버리게 되면서 미간 사이 밝은 빛이 도는 것이다.

    詩 2행은 에 대한 不在. 인식認識 부족不足이 낳은 결과結果를 묘사描寫한다. 물론 일기지만, 지하철地下鐵역 같기도 하고 가죽점퍼에 둘러싸여 있거나 머리칼 풀어 내린 어떤 짜증 난 표정 같기도 한 그것은 화장만 진하게 해서 알아보지 못한 그녀가 그래도 정이 간다. 다음에 또 볼 수 있을 것이니까

    詩 3행은 이 에서 압권壓卷이다. 막대기다. 詩人이 쓴 어떤 에서도 표현했다. 똥 막대기다. 지금 이 를 읽었으니 나는 아이스크림을 다 빤 거다. 다 빤 나는 하나의 막대기로 치환해서 說明한다. 내가 쓰는 글은 또 하나의 아이스크림이니까 이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는 맛있다. 옴 옴 옴 거린다. 이 순간 훨씬 무성茂盛한 잡생각뿐이다. 詩人이니까, 뭘 하나 낚아야 하고,

    옴 샨티, 잘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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