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저녁이 지나간다 /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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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회 작성일 22-08-01 21:41본문
그 저녁이 지나간다 / 신용목
바람이 가로수 멱살을 잡고 흔든다 산발의 여자가 남자의 멱살을 흔드는 것처럼 버스로 지나가는 신촌 하늘에 노을이 쇠죽솥처럼 걸려 있다 그을린 집들을 빠져나온 연기가 해꼬리에 선선히 몸을 주는 가을 남자는 노란 윗도리 꼼짝 않고 서 있는데 남자를 치다 쓰러진 늙은 여자여 제풀에 손 놓고 한 세월 울고 있다 우두두두 길위로 떨어지는 은행알들 터져 또 여식처럼 캄캄한 골목 불빛 뒤로 사라지고 객지에서 속살처럼 불거지고 누구도 사연을 묻지 않는다 노란 잎을 바라보는 눈망울을 버스는 어디론가 실어 나르고 아무도 말리지 않는 이 가을 노을이 싸움처럼 번지는 건너편 차창으로 장의차 한 대 지나간다 그 저녁이 지나간다
얼띤感想文
詩공부의 첩경은 따로 없다. 多讀과 多筆寫 多思考 이 삼합, 누가 그랬든가! 갑자기 홍어삼합이 떠오른다. 에휴 그러니까 소주 한 잔 생각나고,
이 詩는 문장을 좀 꼬아두었는데 읽으면 아주 간단하다. 가로수의 개념과 늙은 여자는 같은 부류다. 詩의 族屬에 들어간다. 남자는 독자다. 버스는 어떤 생각의 합산 물로 이룬 어떤 융합체, 노을과 쇠죽솥은 詩 認識 不在를 提喩한 詩語들이다. 은행알, 속살은 詩 認識의 결과 또 다른 이명이겠다.
詩의 全體的인 背景은 마치 남자가 늙은 여자와 싸움하다가 도망간 것 같은 雰圍氣지만, 詩를 읽는 行爲를 描寫한 場面이다. 그 결과 장의차 한 대 지나간다. 그 저녁이 지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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