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의 질문 / 서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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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회 작성일 22-08-03 21:15본문
명절의 질문 / 서효인
아이에게 너무나 많은 할아버지가 있다는 걸 / 아직 잘 설명할 수 없어서 / 어른이 덜됐다고 느낀다 / 어른이 뭔데? / 아이는 악마처럼 입에서 불지옥을 뿜는다 / 할머니를 어머니로 두는 것이지 / 왜? / 너 때문이지 / 왜? / 지옥의 입구를 / 가래나 호미로 막고 싶다 / 가래와 호미의 생김새를 모르듯 / 네 할머니의 불행과 행복을 나는 모른다 / 한 번도 관심이 없었고 / 그걸 아이는 확인받으려 하는 것 같다 / 왜 ? 할아버지가 둘이야? / 나는 입이 무거운 농사꾼이 되어 / 땅을 고른다 거기에 / 셀 수 없이 많은 마늘이 있었다 / 왜냐면 /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은 할아버지가,
얼띤感想文
詩를 모르는 이는 아이다. 서효인 詩人의 詩題 ‘명절命絕의 질문’은 여기서 명절은 죽음이 가까이 이르렀을 때 나타나는 맥의 증상이다. 질문이라는 詩語도 메타포 적이다. 물론 글을 쓰는 이는 무슨 뜻인지 잘 알겠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런 뜻이 아닌 오로지 질문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친족의 관계에서 논하는 가족이 아니라 주름의 세계에 이미 도달한 것을 말한다. 詩는 比喩이기 때문에 앞서간 것들을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比喩했다. 나를 낳아 준 이는 아버지며 나를 일깨운이는 어머니가 된다. 물론 낳아주고 일깨운 이를 좌우 바꿔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이다. 문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말이다.
가래나 호미가 등장하는 이유는 詩도 農事처럼 耕作으로 오는 産物임이 틀림없기에 이러한 比喩를 들었고 뒤에 오는 마늘은 종이를 提喩한 詩語임과 동시에 맵고 아릿한 말씀을 內包하는 것도 사실이겠다. 詩는 늘 그렇게 짜릿한 뭔가를 남기기 때문이다.
참, 할아버지가 둘이라는 이유는 詩의 認識과 不在를 떠나 多義的인 뜻이 含有한다. 表面的인 뜻과 內面이 품는 뜻이 하나 더 있으므로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은 할아버지가 있다는 말, 역시 등단한 존재들은 시꺼리가 천지삐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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